한국자동차산업협회 조사 결과…"수요 악화로 정상화까지 시간 소요"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일시 중단됐던 해외 자동차 공장이 속속 문을 열기 시작하면서 해외 주요 자동차 생산국의 가동 공장 비율이 80%대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세계 시장에서 업체별 경쟁은 다시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협회가 주요 13개국 자동차 생산국의 브랜드별 공장 가동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 19일 기준 가동 공장 비율은 83.5%로 4월16일(28.8%) 대비 54.7%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한·중·일 등 동아시아 지역의 공장이 주로 가동됐던 지난 4월 중순과 비교해 북미와 유럽, 인도 등에서 순차적으로 브랜드별 공장 가동이 재개되며 전반적인 가동 공장 비율이 대폭 상승했다.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 주요 생산국의 공장은 4월 말부터 재가동했고, 미국과 인도의 공장은 이달 초부터 재가동에 돌입했다.
이달 중순부터 멕시코와 브라질 등 중남미 지역에서도 BMW, 벤츠 등 일부 브랜드가 공장 가동을 재개해 전체 가동공장 비율은 5월 말까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다만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위축, 국가별 봉쇄령 지속, 공장 내 감염예방 우선 대응 조치, 부품 수급 지연 등의 문제로 실제 공장별 생산량은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주요 12개 브랜드별로는 테슬라와 르노의 가동공장 비율이 100%였고 도요타 95.0%, 벤츠 92.3%. BMW 90.9%, 혼다 90.5%, FCA 85.7%, 폭스바겐 84.6%, GM 82.1%, PSA 73.9%, 포드 69.0%, 닛산 59.3%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폭스바겐, BMW, 벤츠, 르노 등 유럽계 브랜드는 4월 말부터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의 공장 가동을 재개하며 대부분 80% 이상의 양호한 가동 공장 비율을 나타냈다.
북미 지역 공장 비중이 높은 미국계 브랜드도 미국, 캐나다의 공장 가동 재개로 10%대 수준이던 가동 비율이 한 달 만에 큰 폭으로 상승했다.
최근 경영난을 겪는 닛산을 제외한 일본계 브랜드도 90% 수준의 가동률을 나타냈다.
이처럼 주요 브랜드의 공장 가동이 순차적으로 정상화함에 따라 글로벌 경쟁이 심화하며 2분기 국내 업계의 점유율 확대는 한층 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글로벌 수요도 2분기에 더 악화할 것으로 보여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자동차 산업이 정상화하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미 주요 수출시장의 수요 감소로 국내 완성차업체의 4월 수출은 36.3% 감소했으며, 5월에도 세계 경제성장률 하락과 수요회복 지연 등의 여파로 수출 절벽이 심각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정만기 협회장은 "글로벌 수요절벽이 지속하는 가운데 글로벌 경쟁 기업의 생산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여 우리 업계는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우려가 있다"며 "기존 대출한도 유지와 유동성 신속 공급, 공공 구매 확대 등 내수촉진, 세금과 각종 공과금 납부기한 연장, 고용유지 지원 확대 등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이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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