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경기 침체로 은행 개혁 지연"
(서울=연합뉴스) 김대호 기자 =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관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자국의 은행 개혁이 지연돼 금융 위험도 커질 수 있다고 말해 주목된다.
중국 의회격인 양회에 참석 중인 슈눠진 인민은행 정저우 분행장은 25일 로이터통신과 전화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지난 수년간 금융 위험 방지를 위해 지속해온 작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은행발 금융위험이 커질 수 있고 새로운 위험이 생겨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작년 네이멍구자치구의 소규모 은행인 보상은행이 부실 대출을 견디지 못하고 파산한 후 국유화했으며 2019년에는 고객들의 예금 대량인출(뱅크런)로 유동성 위기를 맞은 진저우은행과 헝펑은행에 정부 자금을 지원했다.
지난달에는 간쑤은행이 역시 유동성 위기에 몰리자 간쑤성국유자산투자그룹 등 국유기업 4곳이 긴급 수혈에 나섰다.
중국은 지난 20여년간 고속성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기업들이 대규모로 빚을 졌는데, 이중 상당 부분이 부실화해 은행 건전성에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중국 금융 당국은 이에 따라 지난 수년간 무분별한 은행 대출을 규제하며 금융 건전성에 힘을 쏟았으나, 최근 코로나19 확산 후 경제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은행을 통해 다시 시중 유동성을 늘리며 금융 개혁도 늦추고 있다.
슈 분행장은 "건전성이 이미 훼손된 은행들에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기간에 정상적으로 영업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전제하면서 "좀 더 지속가능한 대책을 내놓아야 하며 은행 위험을 해결할 충분한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지방 정부와 금융 당국이 부동산개발회사 에버그란데 계열의 성징은행과 중국 동부 랴오닝성의 작은 은행인 핑딩산은행의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19가 통제되면서 금융 위험도 결국 해결될 것"이라면서 "금융 개혁 방침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dae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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