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 중국사회과학원 원장 등 인터뷰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이 미국과의 관계 악화 속에 향후 5년간 경제계획 수립에 있어 자립을 강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25일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 산하 싱크탱크인 중국 사회과학원 등은 2021~2025년 시행될 제14차 5개년 경제개발계획 수립을 앞두고 이같이 전망했다.
중국은 5년 단위로 중장기 경제 발전 계획을 만든다. 올해 13차 계획(2016∼2020년)이 끝나면 내년 3월 이후 14차 계획이 발표될 전망인데, 사회과학원 역시 계획 수립에 관여한다.
이를 위한 예비 연구나 토론을 보면 중국이 기술보급 및 수출에 있어 미국 의존을 줄이고 더욱 자율적인 발전을 추구하는 경향이 나타난다는 게 SCMP 설명이다.
또 미국과의 탈동조화 위험을 상쇄하고 아시아·유럽 국가들과의 세계 공급망에서 중심위치를 유지하기 위해, 기존 개혁개방 정책 틀을 유지할 거란 관측이 나온다는 것이다.
중국사회과학원 셰푸잔(謝伏瞻) 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국제 경제·정치·안보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했다.
이어서 "(미국 등) 일부 부유한 국가들이 책임을 피하고 자신들의 문제를 남의 탓으로 돌리려고 한다. 그들의 일방주의적·보호주의적 정책 때문에 세계 경제가 점점 해체될 위험에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황췬후이(黃群慧) 등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진은 이달 초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이 향후 5년간 적대적 대외환경에 맞서 국내 경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고서는 "강대국 간 전략 게임이 강화하고 국제질서가 재편되면서 향후 5년간, 중국이 지난 100년간 보지 못한 주요 변화가 발생할 것"이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그러면서도 중국의 5억~7억명 거대한 중간소득계층만 해도 향후 5년 경제성장의 추동력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SCMP에 따르면 2016~2020년 제13차 5개년 경제개발계획에서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25가지 핵심 목표를 정했지만, 이 가 운데 10년 전보다 경제 규모를 2배로 키우겠다는 목표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달성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딩솽(丁爽) 아시아 담당 애널리스트는 "경제 규모를 2배로 키운다는 목표에는 중요한 정치적 함의가 있다"면서 "중국 당국이 인민들에게 한 약속을 실행하는지 측정하는 척도이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마이클 패티스 베이징(北京)대 교수는 "중국 경제가 일정 정도 성숙 단계에 도달한 만큼, 중앙집중적 계획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중국인의 생산성을 높이고, 사업가 개개인이 계획을 세우도록 제도개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bs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