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캐롤라이나 코로나19 규제에 불투명해지자 압박…현장 전당대회 고집
주지사 "정치 아닌 과학의 문제"…펜스, 플로리다·텍사스·조지아 대안 거론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오는 8월 24∼27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열기로 예정된 공화당 전당대회와 관련, 주지사가 전대 개최 허용에 대한 입장을 즉시 밝히지 않으면 장소를 바꿔야 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제한 조치로 대규모 현장 집회 허용 자체가 불투명해지자 장소 변경 카드로 배수진을 치며 민주당 소속 주지사를 고강도로 압박한 것이다.
미국내 코로나19 사태가 아직 진정국면으로 접어들지 못한 가운데서도 대규모 군중 집회 형식의 현장 전대 개최 방침을 일단 밀어붙이며 정상화 드라이브에 속도를 내려는 취지로 보이나 전망은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메모리얼데이(현충일)인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나는 8월 말 샬럿에서 공화당 전당대회를 여는 방안을 고집해왔다"며 "유감스럽게도 민주당 주지사 로이 쿠퍼는 여전히 셧다운 분위기이다. 그는 8월까지 행사장에 전체 참석이 허용될지에 대해 보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지사는 공간을 완전히 차지하도록 허용할지 여부에 관한 답변을 당장 그들에게 제시해야 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전대 개최가 창출할 일자리와 경제적 발전에도 불구, 하는 수 없이 다른 공화당 전대 장소를 물색해야 할 것이다. 이는 내가 원하는 바가 아니다"고 밝혔다.
노스캐롤라이나는 지난주 경제 정상화 2단계에 들어갔으나 여전히 대규모 모임은 금지하고 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모두 샬럿에서 열기를 원한다"고 전제하면서도 "우리는 쿠퍼 주지사와 협력하기를, 신속한 답변을 얻기를, 그리고 필요하다면 활동 재개가 보다 진척되고 전대 개최를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주(州)로 전대를 옮기기를 고대한다"며 전대 개최지 변경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텍사스와 플로리다, 조지아주를 그 예로 들기도 했다. 이들은 경제 정상화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른 곳으로, 주지사가 모두 공화당 소속이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전대 개최 지역을 플로리다주로 바꿀 수 있다는 점을 내비친 바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쿠퍼 주지사 대변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과 관련, 성명을 통해 주 당국자들은 공화당 전국위원회(RNC)와 협력할 것이며 샬럿에서 전대를 어떻게 치를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한 계획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쿠퍼 주지사는 지난주 인터뷰에서 공화당 전대의 샬럿 개최를 지지한다면서도 "이는 정치적인 것도 감정적인 것도 아니다. 이는 보건 전문가들과 자료, 그리고 과학에 근거하는 것"이라며 공화당 전대 개최 가능 여부도 이러한 기준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CNN방송이 전했다.
로나 맥대니얼 RNC 위원장은 기자들에게 "우리는 현시점에서 대안으로 옮겨가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상황을 주시하며 그에 따라 맞춰갈 것이다. 우리는 화상 전대를 열지는 않을 것"이라고 확인했다. 그는 6월말이나 7월초께 코로나19에 따른 비상플랜의 필요성 여부에 대해 평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앞서 민주당은 당초 7월 13∼16일 나흘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잡혔던 전대를 8월 17일로 시작되는 주로 연기하고 현장 전대 대신 화상 전대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공화당의 현장 전대 개최 방안을 고집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밀어붙이기에도 불구, 코로나19 사태 상황에 따라 상황은 유동적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WP,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전대 개최 지역을 옮기겠다고 협박했다고 보도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전대 개최 보장 요구는 코로나19의 하절기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과 공중 보건 위기의 한가운데서 대형행사를 개최하는 것의 도전성을 간과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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