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이재욱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28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인해 사육돼지를 살처분한 농가의 재입식(돼지를 다시 들임) 문제와 관련해 "재입식 시기는 사육돼지에서 발생하지 않으면서 멧돼지 관리가 안정화되는 때로, 올해 하반기나 연내에는 가능하지 않겠나 조심스럽게 예측한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여름철 방역 강화 대책'을 발표한 뒤 관련 질문이 나오자 "다른 질병과 달리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바이러스의 잠복 기간이 길고, 또 동유럽의 사례를 보면 여름철 사육돼지에서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제일 위험한 시기는 지난 뒤 재입식이 이뤄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이날 지난해 질병 발생으로 사육돼지를 살처분한 농가(261가구)에 대해서는 여름철까지 재입식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를 옮기는 멧돼지가 여름에 활동성이 증가하는 데다 장마까지 겹칠 경우 바이러스 오염원이 하천 등을 통해 다시 확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여름철이 지난 후 사육돼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더는 발생하지 않을 경우 멧돼지의 질병 발생 상황과 전문가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오는 9월부터 농장 세척·소독·점검 등 재입식과 관련한 사전절차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여름철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을 막기 위해 농장 점검을 강화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차등적 관리 전략을 추진하기로 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지난해 전국적으로 멧돼지 10만마리 이상을, 올해 들어서는 4만3천마리 정도를 제거했다"며 "이에 따라 개체 수가 광역 울타리 내 46%, 2차 울타리 내에서는 76%가 줄어든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역을 구분해 포획과 수색을 달리할 계획"이라면서 "전략적인 포획을 통해 멧돼지를 통한 바이러스 확산을 막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브리핑에서는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따른 살처분으로 공급이 부족해져 삼겹살 가격이 오르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이 차관은 "전체 돼지 사육 규모가 1천100만마리 가까이 돼서 절대적인 마릿수가 부족하지는 않다. 긴급재난지원금이 나오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다소 완화되면서 일시적으로 수요가 늘어 가격이 오르는 것으로 본다"면서 "아프리카돼지열병과 관련해 살처분한 돼지가 44만마리 정도인데 전체 사육 규모로 보면 적은 수준이라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긴급재난지원금을 다 쓰면 오히려 가격이 내려갈 수 있어 연착륙할지 관심 있게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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