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권 행사에 국민신뢰 필요"…"정치와 일정한 거리 둬야"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취임한 하야시 마코토(林?琴·62) 도쿄고검 검사장이 취임 일성으로 '국민의 신뢰' 회복을 일본 검찰이 추구해야 할 최대 과제로 제시했다.
하야시 신임 검사장은 나고야(名古屋)고검 검사장으로 있던 중, 구로카와 히로무(黑川弘務) 전 도쿄고검 검사장이 정년 연장 특혜 시비에 휘말린 상태에서 도박을 즐긴 사실이 드러나 불명예 퇴진한 뒤 그의 후임으로 지난 26일 발령장을 받았다.
구로카와 전 검사장과 사법수습 동기인 하야시 검사장은 올 7월 25일 임기가 끝나는 이나다 노부오(?田伸夫) 현 검사총장(검찰총장)의 뒤를 이어 일본 검찰을 이끌 가능성이 큰 것으로 일본 언론은 전망하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검찰 체계에서 2인자 자리인 도쿄고검 검사장을 맡은 하야시 검사장은 27일 취임식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검찰은 국민의 신뢰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며 구로카와 전 검사장 스캔들로 실추한 일본 검찰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 적정한 검찰권을 행사하는 데는 국민 신뢰가 필요하다"며 모든 검찰 직원들에게 일상 업무에 성실하게 임할 것을 촉구했다.
아사히신문은 하야시 검사장이 약 30분간의 취임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신뢰'라는 말을 20차례나 사용했다고 전했다.
그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내각이 구로카와 전 검사장의 정년을 연장해 주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내각 결정에 의한 검사 정년 연장안을 담은 검찰청법 개정을 추진한 것에 대해선 "소감을 말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언급을 피했다.
그러면서 정치와 검찰의 관계에 대해 "가까워지면 공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는 만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교도통신은 하야시 검사장이 검찰은 정치와 일정한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전임자인 구로카와 검사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정부의 긴급사태 선포 기간에 신문기자들과 내기 마작을 한 것에 대해선 "정말로 부적절한 일로 거듭 사죄한다"고 머리를 숙였다.
하야시 검사장은 그러나 도박 혐의로 고발 당한 구로카와 검사장의 수사 문제와 관련해선 언급을 피했다.
본인이 차기 검찰총장 후보가 되는지를 묻는 말에는 "대답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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