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4.4mm씩 높아져"…5G·GPS 자국 기술 발달 강조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이 세계 최고봉인 히말라야 에베레스트산 정상에 올라 산의 높이를 재측정했다.
28일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측량팀 8명은 27일 오전 2시 10분(현지시간)께 해발 8천300m 지점의 베이스캠프를 출발해 약 9시간 뒤인 오전 11시 정상에 도착했다.
앞서 악천후로 두차례 정상 등정에 실패했던 측량팀이 세 번째 시도 만에 성공한 것이다.
측량팀은 정상에서 머무는 2시간여 동안 해발 5천~6천m에 위치한 다른 측량 대원들이 교차 측량을 할 수 있도록 측량 표를 세우고, 레이더를 이용해 적설량을 측정하는 한편 위성 정보를 이용해 정확한 정상의 위치를 확정했다.
임무를 마친 측량팀은 오후 1시 22분께 하산에 나섰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번 고도 측정에 5세대(5G) 이동통신과 중국판 '위성 위치확인 시스템'(GPS·위성항법장치)으로 불리는 '베이더우'(北斗) 시스템 등 자국 기술이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중국중앙(CC)TV는 화웨이(華爲)·차이나모바일(中國移動) 등이 구현한 5G 통신기술을 이용해 측량팀의 정상 등정 순간을 실시간 중개했고 수백만 명이 이를 지켜봤다는 것이다.
해발 5천200m 지점 베이스캠프에서는 5G 기술을 이용해 정상의 측량팀과 소통했고, 중국의 지구 정지궤도 기상 시스템이나 펑윈-4호 및 중싱(中星)-6A호 같은 통신위성도 역할을 했다는 게 글로벌타임스 설명이다.
이번 프로젝트 고도측정 기술조율팀 당야민(黨亞民) 팀장은 "에베레스트산은 매년 4.4mm씩 높아지는 만큼, 20~30년이면 10cm 정도 커진다"면서 재측정 필요성을 밝혔다.
그는 또 "인근에서 발생하는 지진들도 높이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200km 떨어진 네팔에서 2015년 발생한 (규모 8.1의) 지진이 에베레스트산 고도에 미친 영향은 아직 국제사회에 증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 팀장은 "정확한 자료는 2~3개월 후에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에서의 측정이 끝나더라도, 학자들이 데이터를 분석한 뒤 연구 및 계산, 반복 검증을 거쳐야 고도를 확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이 몇달간의 힘든 싸움을 거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극복하고 양회(兩會)가 이번 주 성공적 폐막을 앞둔 가운데, 국내 기술을 활용해 이처럼 위대한 승리를 거둔 것은 거대한 자부심을 불러일으킨다는 전문가와 네티즌 의견이 나온다"고 전했다.
CCTV 실시간 중개를 볼 수 있었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게시물에는 수많은 댓글이 달렸고, 1960년과 1975년 중국의 에베레스트산 등정을 그린 영화 '등반자'(攀登者)도 재차 화제가 됐다고 글로벌타임스는 덧붙였다.
중국은 에베레스트산 높이에 대해 1975년 8천848.13m, 2005년 8천844.43m라고 측량한 바 있다. 반면 네팔은 에베레스트산의 높이에는 정상에 쌓인 눈도 포함돼야 한다면서 해발 8천848m라고 발표한 바 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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