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역서 숨진 엄마 깨우는 아기…인도 코로나 봉쇄의 비극

입력 2020-05-28 13:08   수정 2020-05-28 18:04

기차역서 숨진 엄마 깨우는 아기…인도 코로나 봉쇄의 비극
이주노동자 엄마, 귀향 열차서 숨져…아기 영상 SNS 공유
일일 신규 확진자 6천566명…7일 연속 6천명대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의 기차역에서 한 아기가 숨진 이주노동자 엄마를 흔들어 깨우려는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널리 공유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28일 PTI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최근 인도 SNS에서는 기차역 플랫폼을 배경으로 한 가슴 아픈 영상이 화제가 됐다.
인도 북부 비하르주 무자파르푸르의 기차역에서 찍힌 이 영상 속의 한 아기는 숨진 엄마를 덮은 담요를 들쳐댄다.
아기는 엄마가 숨진 사실을 모르는 듯 몇 번이고 담요를 당기고 들추면서 엄마를 깨우려는 모습을 보였다. 아기는 막 걸음마를 배운 듯 걸음걸이도 아직 완전하지 못한 상태였다.

이 영상을 트위터로 공유한 야당 정치인 테자시위 야다브는 "이 작은 어린이는 자신이 갖고 노는 시트가 엄마의 '수의'라는 것을 모르고 있다"며 "아이의 엄마는 굶주림과 갈증으로 열차에서 숨졌다"고 안타까워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이 여성은 이주노동자로 서부 라자스탄주 아메다바드에서 출발한 귀향 열차 안에서 숨졌다.
경찰은 무자파르푸르역에서 여성의 시신을 플랫폼으로 내린 뒤 부검을 위해 병원으로 보냈다고 밝혔다.
SNS에 공유된 영상은 플랫폼에 시신이 방치된 사이 촬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여성의 가족은 야다브의 주장과 달리 열차 안에서 음식과 물 부족 문제는 없었으며 여성이 갑자기 숨졌다고 전했다.

인도에서는 지난 3월 25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 봉쇄령이 내려지면서 대도시의 이주노동자 수백만 명이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뉴델리, 뭄바이 등 대도시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는 이들은 봉쇄령으로 일자리를 잃고 생계가 막막해지자 대거 고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일부는 열차 등 차량을 이용했지만, 상당수는 폭염 속에서 여러 날을 걸어서 고향으로 향했다.
이 과정에서 허기에 지쳐 목숨을 잃거나 교통사고로 숨진 이가 속출했다.
한편, 인도에서는 28일 오전 9시 현재 15만8천333명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집계됐다.
일일 신규 확진자는 6천566명으로 7일 연속 6천명 이상을 기록하는 등 봉쇄령에도 불구하고 확산세는 계속되는 상황이다
28일 누적 사망자는 4천531명으로 전날보다 194명 늘어났다.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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