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류업체는 기부금 공개…롯데칠성 43억원·하이트진로 16억8천원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 외국계 주류업체들이 해외 본사로 거액의 배당금을 지급했지만, 사회공헌을 위한 기부금은 매우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벨기에의 '안호이저-부시 인베브'(AB인베브)를 모회사로 두고 있는 오비맥주는 지난해 매출액 1조5천421억원, 영업이익 4천90억원을 기록했다.
이를 통해 오비맥주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는 AB인베브는 4천390억원의 배당을 받았다. 카스를 생산하고 있는 오비맥주는 국내 맥주시장 1위 업체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기부금 내역을 공개하지 않았다. 통상적으로 국내 기업들은 전자공시 시스템에 사업보고서를 제공하며 기부금을 공개한다.
이에 대해 오비맥주는 사회공헌 비용이 각종 캠페인이나 마케팅 비용 등으로 분산이 돼 있기 때문에 연간 기부금을 취합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 네덜란드 맥주 업체인 하이네켄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하이네켄 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1천228억원에 영업이익 287억원을 기록했다. 이를 통해 하이네켄 네덜란드 본사가 받은 배당은 296억원이다.
그러나 하이네켄 코리아 역시 감사보고서를 공개하며 기부금 항목을 넣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하이네켄 코리아는 기부금이 없어 기부금 항목을 만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롯데칠성과 일본 주류업체인 아사히그룹 홀딩스의 합작법인 롯데아사히는 지난해 623억원 매출에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197억원을 기록했다. 이를 통해 롯데아사히의 대주주인 롯데칠성과 아사히가 받은 배당은 33억원이다.
롯데아사히가 낸 기부금은 481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롯데아사히 관계자는 "지난해 불매운동도 있었고, 회사의 사정에 맞게 기부금을 내다보니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외국계 주류업체의 영업은 국내 주류업체와는 대비가 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롯데칠성은 지난해 주류를 포함해 연결기준으로 2조4천295억원 매출에, 1천7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주주들이 받은 배당은 221억원이고, 43억여원의 기부금을 냈다고 롯데칠성은 사업보고서를 통해 공개했다.
또 하이트진로는 2조350억원 매출에 88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로 인해 주주들이 받은 배당은 489억원이고, 16억8천만원을 기부했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주류업체가 사회적 공헌을 하는데 소홀하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며 "기부금을 내야 하는 법적인 의무는 없지만,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막대한 영업 이익을 내고 있는 만큼 사회적 책임을 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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