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과이서 밀반입되던 하이드록시클로로퀸 3천600정 적발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보건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치료에 말라리아 치료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사용을 확대하겠다고 밝히면서 밀수 증가가 우려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브라질 연방고속도로경찰은 전날 중서부 고이아스주 우루아수시 인근 도로에서 파라과이로부터 트럭에 숨겨 밀반입되던 하이드록시클로로퀸 3천600정을 적발해 압수했다.
고이아스주 경찰은 현장에서 체포된 4명의 신병을 넘겨받아 밀반입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파라과이에서 생산된 약품은 브라질에서 판매가 금지돼 있다"면서 "이 정도 물량의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차량에 숨겨 들여온 것은 밀수 행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브라질에서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한 이후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밀수하다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건부가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사용 확대 방침을 밝힌 이후 상파울루 등 주요 도시의 약국에서 품절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서 밀수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보건부는 지난 20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코로나19 중증 환자뿐 아니라 경증 환자에게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침을 바꾸고 항생제인 아지트로마이신과 함께 처방하도록 권고했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효과를 극찬하고 직접 복용까지 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유명해진 약품이다.
그러나 의료계에선 예방 차원에서 이 약을 먹는다는 트럼프 발언에 대해 "미친 짓"이라는 반응이 나왔고 많은 전문가는 코로나19에 대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약효가 입증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기저 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안전성을 우려해 코로나19 치료제 실험에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배제하기로 했음에도브라질 보건부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사용 확대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의료계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치료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들어 신중한 자세를 주문했고, 지방 정부들은 산하 보건기관 의료진에게 코로나19 환자에게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처방하지 말라고 지시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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