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제' 발표 뒤 경계심 느슨해져 발생하는 피해 방지 대책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 기상청이 호우특별경보를 풀 때 '해제'라는 말을 앞으로는 쓰지 않기로 했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기상청은 호우특별경보 해제를 발표한 뒤 해당 지역 주민들의 경계가 느슨해져 피해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
이 대책의 골자는 5단계로 이뤄진 '호우·홍수 경계' 레벨에서 가장 높은 호우특별경보를 완화할 때 해제 표현을 배제하고 경보나 주의보로 전환한다고 발표하는 것이다.
일본에선 지난해 10월 제19호 태풍 하기비스가 동일본 지역을 강타하면서 142곳의 제방이 붕괴해 101명이 숨지고 3명이 실종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빗발이 약해진 뒤 특별경보를 해제한 상황에서 상류 쪽에서 쏟아진 빗물이 흘러간 하류 지역의 하천이 잇따라 범람한 것이 피해를 키운 요인으로 지적됐다.
이와 관련, 일본 기상청이 당시 수해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설문해 보니 약 30%가 특별경보 해제가 발표된 후로는 안전한 상황이 됐다고 생각해 피난소에서 귀가했다고 답했다.
일본 기상청은 이를 고려해 앞으로는 특별경보를 풀 때도 해제한다는 표현을 쓰지 않는 것으로 위험 요인이 사라졌다는 오해를 주지 않기로 했다.
한편 일본 국토교통성은 기존의 방재 용어 중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많아 유사시에 정확한 정보가 전달되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라 쉬운 말로 바꾸거나 개념을 명확히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교도통신은 댐에 물이 가득 찼을 때 흘러들어오는 수량을 그대로 흘려보내는 긴급방류를 '이상홍수시방재조작'(異常洪水時防災操作)이라고 표현하는 등 일본의 방재 용어 중에는 난해한 것이 많다며 차이를 두기 어려운 '홍수' '범람' '증수' 등도 검토 대상에 올랐다고 전했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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