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이어 대법원도 "부정 선거"…7월 2일 재선거 앞두고 첫 입장 발표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아프리카 남부 말라위의 피터 무타리카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지난해 대통령 선거 결과가 법원에서 잇달아 무효 판결을 받은 데 대해 반발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무타리카 대통령은 오는 7월 2일 새로운 선거를 치러야 하는 데 대해 "사법부가 정권교체를 주장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헌재와 대법원 판결이 정의의 졸렬한 모방에 불과하다면서 "법원이 증거와 법률을 따르지 않았다. 내게는 사법 쿠데타"라고 국영방송에 밝혔다.
그러면서 법원이 단순히 정부를 제거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무타리카 대통령이 상고심 결과에 대해 입장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프리카 남부에 위치한 국가인 말라위는 지난해 5월 대선에서 무타리카 대통령이 38.5%의 득표율을 올려 연임에 성공했지만 선거 부정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헌법재판소는 지난 2월 초 무타리카 대통령의 재선과 관련해 투표지를 수정액으로 고치는 등의 '중대하고 광범위한' 선거 부정이 있었다며 무효라고 판결했다
무타리카와 말라위 선관위는 헌재 결정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대법원은 지난 8일 헌재 결정을 확정했다.
앤드루 니렌다 대법원장은 "이의제기 근거가 허구일 뿐 아니라 순전히 비전문적이고 불손하며 불쾌하다"고 비난했다.
말라위가 1964년 영국에서 독립한 이후 대선 결과가 법률에 근거해 도전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팔순의 무타리카 대통령은 미국 예일 법대를 나온 워싱턴대 법대 교수 출신이다.
그는 법원이 투표 결과 자체가 조작되지 않은 점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부정행위를 근거로 선거를 무효화해서 슬프다며 "전 세계인이 말라위를 비웃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타리카 대통령은 오는 7월 열릴 대선에서 주요 야당 후보인 라자루스 차퀘라 등과 겨룰 예정이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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