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도의 80%는 미네소타주 외부서 와…군대의 무한한 힘 활용"
법무장관 "극좌파가 부채질" 엄단 경고…국방부도 "군투입 준비돼"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에 항의하는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시위대를 겨냥해 "폭도"(rioter)라는 단어까지 사용하며 연방군대 투입 등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곳에서 지난 25일 백인 경찰이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눌러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한 이후 항의 시위가 미 전역으로 확산하며 폭력 사태로까지 번진 상황에서다.
트럼프 대통령뿐만 아니라 법무부도 극우 파시스트에 반대하는 극좌파를 가리키는 용어인 '안티파'를 거론하며 엄단 방침을 밝히는 등 초강경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념 공방까지 유발하며 강경론을 취하는 것은 자칫 흑인을 중심으로 분노한 시위대를 자극할 우려가 크고, 군을 통한 강경 진압에 나설 경우 극심한 반발과 함께 불상사가 발생하는 등 큰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
‘비무장 흑인 사망’ 촉발 항의시위…미 전역 확산 / 연합뉴스 (Yonhapnews)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을 통해 전날 밤 미니애폴리스 시위에 참여한 이들을 가리켜 '폭도'라는 단어를 쓰며 "어젯밤 미니애폴리스에서 폭도의 80%는 주 외부에서 왔다"고 비난했다.
이어 "폭력을 선동하기 위해 주 경계선을 넘는 것은 연방 범죄"라며 민주당을 겨냥해 "자유주의 주지사와 시장은 훨씬 더 강경해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그렇지 않을 경우 연방정부가 개입해 해야 할 일을 할 것"이라며 "이는 우리 군대의 무한한 힘을 활용하는 것과 대규모 체포를 포함한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선 트윗에서도 전날 밤 백악관 밖 시위대를 향해 "전문적으로 운영되는 소위 백악관 시위꾼"이라고 비판했다. 기자들과 만나서는 시위대를 겨냥해 "안티파", "나쁜 급진좌파"라고 비난했다.
그는 전날에도 한 경찰이 1967년 흑인 시위 때 보복을 다짐하며 사용한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이 시작된다"는 문구를 트위터에 올렸다가 흑인 시위대 강경 진압을 부추긴다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미 전역에 걸친 시위대의 폭력은 극좌파 극단주의 단체에 의해 부채질되고 있다고 규정했다.
그는 "평화집회 목소리는 폭력적이고 급진적인 분자들에 의해 장악됐다"며 "많은 장소에서 폭력은 '안티파' 같은 전략을 사용하며 무정부주의 집단과 좌파 극단주의 집단에 의해 계획되고 조직되고 추진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또 "이들의 다수는 폭력을 부추기기 위해 그 주(미네소타주) 외부에서 온 사람들"이라고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진단을 내린 뒤 폭동을 위해 주 경계를 넘은 이들은 연방 정부의 기소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방부 역시 성명을 내고 미네소타 주지사의 요청이 있으면 4시간 내에 군대를 투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앞서 AP통신은 국방부가 미니애폴리스에 헌병부대 800명을 투입할 준비를 하라고 육군에 지시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8일 전화로 마크 에스퍼 국방부 장관에게 병력 지원 방안을 요청한 이후 이 지시가 내려졌다고 보도했다.
군부대 파견은 1807년 발효된 연방 법률인 폭동 진압법(Insurrection Act)에 근거했으며, 미국 대통령이 폭동이나 반란을 진압하기 위해 군부대를 파견할 수 있도록 한 이 법은 1992년 로스앤젤레스(LA) 폭동 때 마지막으로 사용됐다고 AP는 전했다.
jbry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