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트럼프 낙인찍기에 반론…"안티파, 폭력시위 촉발 능력 없어"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이후 확산하는 폭력 시위의 배후로 극좌세력 '안티파'를 지목한 데 대한 반론이 제기됐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일(현지시간) "안티파는 조직이라기보다는 극우 파시스트에 저항하는 이념에 가깝다"는 전문가의 견해를 소개했다.
안티파에 대한 책을 저술한 작가 마크 브래이는 "안티파가 최근 확산 중인 폭력 시위를 배후 조종했다는 생각은 터무니없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일부 도시에서 안티파라는 명칭을 내건 급진 단체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조직원의 수가 5~15명 수준이기 때문에 전국적인 규모의 폭력 시위를 촉발할 능력은 없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선 오히려 백인 우월단체나 마약밀매조직이 폭력 시위를 조장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실제로 폭력 시위가 발생한 미네소타주(州) 관계자들은 백인 우월단체가 인터넷을 통해 회원들에게 행동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폭력 시위가 외부인에 의해 촉발됐다는 주장도 근거가 희박하다는 지적이다.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시위 참가자 중 80%가 타지역에서 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지만, 지난 주말 미네소타주 헤네핀 카운티에서 체포된 52명의 시위대 중 41명은 미네소타 주민인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안티파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노림수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특정 집단에 대한 사회적 공포를 부추김으로써 자신을 반대하는 정치 세력이나 이념을 범죄집단과 동일시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다.
이와 관련해 시민자유연합(ACLU)은 미국에서 결성된 특정 단체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할 경우 언론 및 집회의 자유를 규정한 미국 수정 헌법 제1조에 배치될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놨다.
또한 특정 집단을 테러조직과 연결하려는 시도 자체만으로도 위험한 결과를 불러올 것이라는 지적이다.
브래이는 "극좌파와 테러조직을 연계시킬 경우 민주당보다 더 좌파라면 무조건 탄압할 수 있다는 빌미를 주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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