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0일 이후 휴교…유치원과 초등 1·6학년 대상 먼저 문 열어
15일부터 중등 일부 학년도…정부 "학생·직원 안전이 가장 중요"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이 1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조치의 단계적 완화에 따라 10주 만에 유치원과 초등학교 일부 학년의 등교를 재개했다.
그러나 코로나19를 우려한 일부 학부모는 물론 교직원들도 등교를 거부하는 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BBC 방송에 따르면 영국 잉글랜드 지역은 이날부터 유치원, 초등학교 1학년과 6학년을 대상으로 학교 문을 다시 열었다.
앞서 영국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늦추기 위해 지난 3월 20일부터 모든 학교의 휴업에 들어갔다.
다만 국민보건서비스(NHS) 소속 의료 종사자 등 필수인력의 자녀, 취약계층 자녀 등은 예외적으로 계속 학교에서 보살핌을 받아 왔다.
BBC는 이날 아침 잉글랜드 곳곳에서 부모 손을 잡고 학교를 다시 찾는 어린이들의 모습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서런던에 위치한 세인트 메리 마그달레나 가톨릭 초등학교는 이날 70명의 학생이 복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학교는 그동안 필수인력의 자녀 15명을 위해 학교를 계속 운영해왔다.
학교 측은 본격적인 등교 재개에 맞춰 책상이 모두 정면을 바라보도록 일렬로 배치하고, 손 세정제 등을 곳곳에 비치했다.
신선한 공기가 계속 순환할 수 있도록 모든 창문을 열어놓도록 했다.
두 명의 아들을 학교에 데려다준 소피아씨는 BBC에 그동안 홈스쿨링을 해왔다면서 "(등교 재개는) 우리 가족 입장에서는 최선의 결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 줄리아씨는 "10% 정도 걱정은 있지만 90%는 이게 옳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것은 일상이며 아이의 정신건강이다. 친구들과 교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많은 학부모는 정부의 등교 재개 결정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을 계획이다.
잉글랜드 북부 요크에 사는 제인 리드씨는 "나는 확실하게 '노'라고 말할 것"이라며 "(정부가) 모순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짜증 나게 한다. 나는 아이를 학교에 데려갈 수는 있지만 이발을 하러 갈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서리주에 사는 밸러리 브루커씨는 "학교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제대로 준수할 수 없는 것을 알면서도 어떻게 아이를 보낼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알록 샤르마 기업부 장관은 이날 BBC 방송에 출연, "정부는 매우 신중하게 단계적인 봉쇄조치 완화에 나서고 있다"며 등교 재개는 섣부른 결정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어린이들과 직원이 안전한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그것이 정부가 학교 내에서 바이러스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지침을 제시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등교 시간에 차이를 두는 한편, 학급당 학생 수를 최대 15명으로 제한했다.
잉글랜드 지역에서는 이날 등교 재개를 시작으로 15일부터는 중등학교의 10학년과 12학년이 학교에 복귀할 예정이다.
초등학교 내 다른 학년들도 여름 방학 전에 단계적으로 다시 학업에 나서게 된다.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는 8월 등교 재개 계획을 발표했고, 웨일스는 아직 구체적인 일정을 내놓지 않았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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