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누와 류구는 같은 소행성 파편으로 만들어진 '형제'일수도

입력 2020-06-02 16:18  

베누와 류구는 같은 소행성 파편으로 만들어진 '형제'일수도
소행성 샘플 지구 가져오면 '관계' 확실해질 듯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미국과 일본이 소행성 탐사선을 보낸 '베누'(Bennu)와 '류구'(龍宮)는 더 큰 소행성의 파편이 다시 뭉쳐 만들어졌으며, 같은 소행성을 모체로 한 '형제' 소행성일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일 양국의 우주 기구는 이 소행성들에 각각 탐사선을 보내 태양계를 형성한 원시 물질을 간직한 토양과 암석 샘플을 지구로 가져오는 탐사 임무를 진행 중이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 라그랑주연구소의 파트릭 미셸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화성과 목성 사이 소행성 벨트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소행성 충돌 컴퓨터 시뮬레이션 모델을 통해 베누와 류구의 기원을 밝힌 연구 결과를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를 통해 발표했다.
CNRS와 미국 애리조나대학 등에 따르면 이 소행성들은 적도 부분이 튀어나온 "팽이"(spinning top)형 천체로, 이런 모양은 태양 빛의 입자가 물체 표면에 부딪혀 온도를 상승시키면서 회전을 만들어내는 '요르프(YORP) 효과'의 결과물로 인식돼 왔다.
태양 빛이 소행성의 회전을 만들고 가속하면서 극지의 물질이 오랜 세월에 걸쳐 적도 부근으로 옮겨가 중간 부분이 볼록한 팽이 형태가 됐다는 것이다.
이 이론은 두 행성의 팽이 모양이 상대적으로 최근에 완성됐다는 의미를 담고있다.
연구팀은 그러나 베누와 류구 모두 적도에 대형 충돌구를 갖고 있으며, 이런 충돌구는 적어도 베누에서는 가장 오래된 지형적 특성 중 하나라는 점에서 팽이형 모양이 훨씬 더 이전에 형성됐을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적도 부근의 충돌구 존재는 소행성에서 최근에 요르프 효과가 일어났을 가능성을 배제하는 것이라면서 요르프 효과로 소행성의 모양이 최근에 바뀌었다면 이런 오래된 충돌구가 남아있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행성 충돌 시뮬레이션에서는 산산이 부서진 조각들이 다시 응집해 소행성을 만들며, 이때 처음부터 현재와 같은 모양을 갖추거나 소행성 벨트에서 형성된 직후 팽이형 모양으로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약 800m 크기에 형태도 비슷한 베누와 류구가 똑같이 수분을 가진 점토광물을 갖고있어 같은 소행성 파편을 모체로 형성됐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베누 쪽 점토광물이 수분을 더 많이 가져 수분 함량에 차이가 있지만 같은 소행성 파편으로 구성됐다고 해도 어떤 부위 파편이 중심이 되느냐에 따라 이런 차이가 생길 수 있는 것으로 설명됐다.
예컨대 소행성 표면이 안쪽보다 수분 함량이 높은데 베누가 이런 표면에 가까운 파편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류구는 안쪽 파편들로 만들어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충돌이 일어날 때 충돌점에 가까울수록 온도가 높아 수분이 증발하기 쉬운데 류구가 충돌점 근처 파편을 중심으로 형성되면 이런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베누 탐사선 '오시리스-렉스'(OSIRIS-REx)의 책임연구원이자 애리조나대학 행성과학 교수인 단테 로레타 박사는 "이번 시뮬레이션 모델의 결과는 베누와 류구가 어떻게 형성됐는지에 대해 가치 있는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해 줬다"면서 "베누와 류구의 샘플을 지구로 가져오면 이번 모델이 옳았는지를 확인하고 두 소행성의 관계도 드러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YNAPHOTO path='AKR20200602137900009_12_i.jpg' id='AKR20200602137900009_1401' title='베누 소행성 남반구 표면 ' caption='[NASA/Goddard/University of Arizon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발사한 '하야부사2'는 현재 류구 탐사를 모두 마치고 샘플을 채취해 귀환하는 중이어서 올해 말께 지구에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오시리스-렉스는 10월 20일께 베누 샘플 채취에 나설 예정이며, 이때 성공하면 샘플은 약 3년 뒤인 2023년 9월 24일께 지구에 도착할 예정이다.
eomn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