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네타냐후-미국 쿠슈너 통화…미 시위 사태가 변수 될수도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에 요르단강 서안 합병을 성급하게 추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베니 간츠 국방부 장관은 1일(현지시간) 각각 재러드 쿠슈너 미국 백악관 선임보좌관과 통화를 하고 요르단강 서안 합병 문제를 논의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이스라엘 언론이 전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이 합병 절차를 천천히 진행하기를 원한다고 이스라엘 TV방송 채널13이 이스라엘의 한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 정부가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과 관련된 시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 충격 등 다른 현안을 챙겨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쿠슈너 선임보좌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이고 그동안 미국의 중동정책에서 핵심 역할을 해왔다.
이스라엘 정부는 요르단강 서안 합병을 우방국 미국과 조율을 거쳐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1월 요르단강 서안의 일부 지역에서 이스라엘 주권을 인정하는 내용의 중동평화구상을 발표했다.
이스라엘의 강경파 지도자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의 지지를 바탕으로 올해 7월 요르단강 서안의 유대인 정착촌들과 요르단계곡을 합병하겠다고 밝혀왔다.
네타냐후 총리가 합병을 계획하는 지역은 요르단강 서안의 약 30%다.
요르단강 서안은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을 계기로 점령한 지역이며 이스라엘은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이곳에 정착촌을 계속 건설했다.
1949년 제정된 제네바협약은 점령국이 점령한 지역에 자국민을 이주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며 유엔은 이스라엘의 정착촌이 불법이라는 일관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가 요르단강 서안 합병을 추진하면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간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1일 이스라엘군에 요르단강 서안 합병과 관련된 준비를 강화하라고 지시했다고 이스라엘 언론이 보도했다.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인의 물리적 충돌 개연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9일 요르단강 서안에서 팔레스타인인 1명이 이스라엘 군인들을 차량으로 공격하려다 사살된 데 이어 30일에는 동예루살렘에서 무장하지 않은 팔레스타인 장애인이 이스라엘 경찰의 발포로 숨졌다.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아랍권은 이스라엘의 합병 계획에 반발하고 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수반은 지난달 19일 이스라엘 및 미국과 맺은 모든 협정이나 합의를 무효로 한다고 선언했다.
최근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여러 아랍국가도 이스라엘의 합병 계획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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