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과 주변 인사들 개인정보 공개…연방경찰 조사 나서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국제 해커집단 '어나니머스'(Anonymous)가 브라질에서도 활동을 재개했다.
2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어나니머스의 하부조직으로 알려진 '어나니머스 브라질'이 전날 밤 트위터에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주변 인사들의 이메일과 전화번호, 주소, 신용거래 내용, 소득, 가족관계, 신고된 재산 등 개인 정보를 공개했다.
'어나니머스 브라질'이 개인 정보를 공개한 사람은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장남 플라비우 상원의원, 차남 카를루스 리우데자네이루 시의원, 삼남 에두아르두 하원의원, 아브랑 베인트라우비 교육부 장관, 다마리스 아우비스 여성가족인권부 장관, 우파 정당인 사회자유당(PSL) 소속 도우글라스 가르시아 상파울루 주의원 등이다.
베인트라우비 장관과 아우비스 장관, 가르시아 주의원은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함께 극우 성향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인사들이다.
트위터의 '어나니머스 브라질' 계정은 개인 정보 공개 후 1시간여 만에 사라졌다. 그러나 곧바로 새로운 계정을 만들어 보우소나루 정부의 정책 슬로건을 조롱하고 "진짜 테러리스트는 보우소나루와 도널드 트럼프,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삼남)"이라는 글을 올리는 등 활동을 계속했다.
이에 대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을 통해 "명백한 협박"이라며 '어나니머스 브라질'을 강하게 비난하면서 "합법적인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밝혔다.
안드레 멘돈사 법무부 장관은 이날 연방경찰에 '어나니머스 브라질'에 대한 즉각적인 조사를 지시했다.
멘돈사 장관은 '어나니머스 브라질'의 행동은 형법과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것이라면서 강력한 처벌을 예고했다.
어나니머스는 권력을 남용한 이들을 겨냥한 활동가들로, 특정 웹사이트를 장악하거나 다운시키는 것과 같은 대중적인 방식으로 그들의 의사를 표시한다.
'어나니머스 브라질'은 미국에서 백인 경찰관에 의한 흑인 사망 사건으로 시위가 격화하면서 '어나니머스'가 재등장한 데 맞춰 활동을 재개한 것으로 보인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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