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가스 저장고 8월께 가득찰 전망
(서울=연합뉴스) 김대호 기자 = 국제 천연가스 가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수요가 급감하는데 생산은 계속돼 마이너스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마이너스 가격의 유령이 한달여 전 국제 유가를 강타한 후 가스 시장으로 옮겨오고 있는 것이다.
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생산을 통제할 수 있는 원유시장과 달리 동맹체가 없는 전 세계 가스 시장은 따뜻했던 지난 겨울에 이어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감소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공급 과잉 상태에 빠졌다.
6천억달러 규모의 전 세계 가스 시장은 저장고가 부족한 유럽에서 오는 8월께 처음 마이너스 가격이 나타나고 이어 미국과 아시아 등으로 확산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마이너스 가격은 일단 발생하면 업체들이 긴급히 생산 조절에 들어가 그리 오래가지는 못할 전망이다.
발전과 난방 등에 사용되는 가스의 유럽 저장고 수위는 최근 73%까지 올라가 지난 5년간 평균인 45%를 크게 웃돌고 있다고 가스 시장 정보 제공업체 GIE가 밝혔다.
특히 2017년 센트리카 저장고를 폐쇄한 영국은 가스 저장 능력이 크게 떨어져 유럽에서도 영국이 가장 먼저 마이너스 가스 가격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진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가스 생산과 소비 추세를 볼 때 유럽의 저장고는 8월께 가득 차 8~9월께 일시적으로 마이너스 가스 가격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최근 영국의 가스 가격은 100만BTU(1파운드의 물을 화씨 1도 올리는 데 필요한 열량) 당 0.99달러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 4월 국제 원유 가격은 수요 부족 속에 과잉 공급량을 보관할 저유고 부족으로 배럴당 -40달러를 기록했다.
스웨덴 기업 바텐펄 AB의 가스 거래 책임자인 가이 스미스는 "전례 없는 수요 감소와 높은 재고 상황에 처했다"면서 "단기적으로 유럽에서 마이너스 가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 컨설팅 기업 FGE의 에드먼드 시아우 애널리스트는 "유럽의 가스 저장고 부족이 세계 가스 시장의 가장 큰 위험"이라고 전제하면서 "가스 가격은 계속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정보 제공 업체 우드 매킨지의 해드리언 코리노 선임 애널리스트는 "유럽에서 처음 마이너스 가격을 보게 된다면 그 나라는 영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dae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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