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에 정견 발표 동영상 게시…청년 회계사 겨냥 공약 많아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오는 17일 치러지는 한국공인회계사회(한공회) 회장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 5명의 공약을 담은 정견발표 동영상이 3일 한공회 홈페이지에 게시됐다.
최초로 전자투표 방식으로 치러지는 이번 선거의 향배가 '젊은 표심'에 달렸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젊은 회계사들을 겨냥한 공약들이 다수 눈에 띄었다.
우선 후보자들은 신외감법(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개정) 보완을 통한 회계개혁 완수를 약속했다.
부실 감사를 막기 위한 표준감사시간제도 도입과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등을 골자로 하는 신외감법은 회계법인들의 매출 증대에 큰 역할을 했지만, 기업의 외부감사 비용 부담도 키웠다는 평가도 받는다.
채이배 전 민생당 의원은 "벌써 신외감법을 후퇴시키려는 시도가 있다. 퇴행적 시도에 맞서 신외감법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원 시절 신외감법을 주도적으로 만든 이력을 언급하며 "신외감법은 저 채이배의 역사다. 제가 가장 잘 지킬 수 있다"고 자신했다.
김영식 삼일회계법인 대표도 "자칫 좌초될 수 있는 회계개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회계사와 기업 모두를 위한 상생 시스템을 마련해야겠다는 절박한 사명감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김 대표는 40년간 회계사로서 쌓은 다양한 경험과 폭넓은 네트워크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그는 "오랜 회계사 실무 경험과 법인 대표로서 큰 조직을 운영한 경험, 재계와 정계, 언론계, 학계에 걸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회원들과 사회, 국가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약속했다.
청년 회계사들의 일자리와도 직결되는 회계사 선발 인원을 축소하겠다는 공약도 다수였다.
최종만 신한회계법인 대표는 "미래학자들은 장래 공인회계사 업무의 상당 부분을 정보기술(IT) 기술이 대신할 것으로 예측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회계사 수요에 즉각 반응해 합격자 수를 결정하면 장기적 수급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최 대표는 장기적 수요 예측을 통해 회계사 공급 과잉을 막겠다고 공언했다.
김 대표도 "회계개혁의 마침표가 회계사 증원이 되어선 결코 안 된다"고 주장했고, 채 전 의원은 "회계사 시장은 포화 상태"라며 선발인원 축소를 약속했다.
젊은 회계사들의 특성과 고민을 반영한 이색 공약들도 다수 등장했다.
정민근 딜로이트안진 부회장은 "청년·여성 회원들과의 소통 채널 다양화 및 의견 청취를 위해 익명의 실시간 채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휴업 중인 회원들을 위한 지원도 공약을 내걸었다. 휴업 회원을 위한 정기 인터넷 간행물을 제작하고 전업 복귀를 위해 필요한 회계 세무자료를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황인태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변호사들에게 제공되는 복지카드 등을 참고해 회계사들을 위한 복지제도를 적극 개발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창업 및 주택구입 자금확보에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회원을 위하여 1억5천만원 한도의 간편 대출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공약도 발표했다.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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