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장관도 "현장 있던 경찰관들 책임져야"…유족·시위대도 '전원 처벌' 요구
CNN "기소 담당한 미네소타 검찰총장, 오늘 중대발표"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전 세계적인 인종 차별 항의시위를 불러온 미국의 흑인 조지 플로이드(46)의 사망 사건에 연루된 경찰관들은 모두 형사처벌을 받게 될까.
CNN 방송은 3일(현지시간)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조지 플로이드 살인 사건은 "끔찍한 범죄"였다며 "당일 사건 현장에 있던 경찰관들은 살인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에스퍼 장관은 "미국에 인종 차별은 실재하며, 우리 모두는 이를 인지하고 이에 맞서며 이를 박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9분가량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짓누르는 장면이 동영상으로 공개된 전 경찰관 데릭 쇼빈(44)은 이미 검찰이 3급 살인 및 우발적 살인 혐의로 기소한 상황이다.
그러나 플로이드 체포 현장에 있던 나머지 3명의 경찰관에 대해서는 아직 기소가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에스퍼 장관이 모든 경찰관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플로이드의 유족과 시위 참가자들도 4명의 경찰관이 모두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유족 측 변호인 벤저민 크럼프는 "이 끔찍한 살해에 가담한 경찰관 모두가 중죄 살해 혐의로 기소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크럼프는 이날 또 "미니애폴리스 주민들이 조지 플로이드에게 평온한 영면을 기원하는 작별 인사를 하기 전 이들 경찰관이 기소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유족이 독자적으로 실시한 부검 결과는 목을 누른 쇼빈뿐 아니라 플로이드의 등을 압박한 다른 경찰관들도 플로이드가 호흡 곤란과 혈액 순환 장애로 사망하게 하는 데 일조했다는 진단을 내놨다.
또 미네소타주 헤너핀카운티 검시관도 플로이드의 사인이 "경찰관의 제압과 억압, 목 압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심폐 기능의 정지"라고 규정했다.
공개된 여러 편의 동영상을 종합해보면 사망 직전 플로이드는 쇼빈 외에도 다른 2명의 경찰관에 의해 등을 짓눌렸다. 나머지 1명은 플로이드를 물리적으로 압박하지는 않았지만 동료 경찰관들의 행동을 제지하지도 않았다.
이들 4명은 모두 플로이드 사망 이튿날 해고됐다. 미니애폴리스 경찰서장은 이들이 플로이드의 죽음을 공모했다며 해고했다.
미네소타주 검찰총장실은 이 사건과 관련해 최초 증거 검토를 마무리했으며 경찰관들의 추가 혐의에 대해 의사결정을 내렸다고 CNN은 2명의 경찰관을 인용해 전했다.
한 경찰관은 키스 엘리슨 검찰총장이 이와 관련해 이날 오후 중대 발표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결정된 내용이 무엇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 사건의 기소를 담당하고 있는 엘리슨 총장은 "법적으로 과실이 있는 모든 사람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다만 엘리슨 총장은 그전에 모든 증거를 철저히 검토해야 한다며 "나는 누군가 '이건 성급한 판단이야'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CNN의 법률 자문가 엘리 호니그는 쇼빈의 혐의는 동영상만으로도 명백하지만 다른 경찰관들을 형사 기소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구체적인 행동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쇼빈은 오는 8일 처음으로 법정에 출두할 예정이다.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이날 플로이드의 사망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나는 이 나라에서 이 문제(인종 차별)를 바로잡을 또 다른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번이 우리가 찾는 그 변화가 돼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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