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으면 돌아가" "빨리 나가"…요코하마 차이나타운도 피해
일본 정부 제정 '헤이트 스피치 해소법' 벌칙 규정 없어 한계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을 계기로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혐오 발언)가 확산하고 있다고 도쿄신문이 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월 사이타마(埼玉)현에 있는 '사이타마 조선 초중급학교·유치부'에는 "싫으면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등의 혐오 발언을 하는 전화가 빗발쳤다.
사이타마현이 관내 유치원과 보육소에 마스크를 배포하면서 조선학교는 '당국이 지도·감독하는 시설'이 아니라는 이유로 제외했다가 학교 측이 항의해 결정을 반복한 것을 놓고 불만을 제기하는 전화였다.
'일본인에겐 가지 않았는데 왜 조선학교의 아이들이 마스크를 받는 것인가'라는 착각으로 전화하는 이들도 있었다고 한다.
이 학교의 정용수 교장은 "이런 문제가 일어날 때마다 아이들에게 해가 가해지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같은 달 요코하마(橫浜)시 차이나타운에서도 헤이트 스피치 피해가 있었다.
코로나19 감염이 중국 우한(武漢)에서 최초 확인된 것을 이유로 "중국인은 빨리 나가"라고 쓰인 편지가 최소한 6개 점포에 도착했다고 한다.
차이나타운은 당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가 정박한 요코하마항과 불과 3㎞ 떨어져 있어 매출이 70% 정도 떨어진 상황에서 헤이트 스피치까지 겹쳐 불안에 떨어야 했다.
2016년 일본 정부는 본국 외 출신자에 대한 차별적 언동을 막을 목적으로 '헤이트 스피치 해소법'을 제정했지만, 벌칙 규정이 없어 억제 효과에 한계가 있다고 도쿄신문은 지적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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