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연해주 '표범의 땅' 국립공원 연합뉴스 인터뷰서 밝혀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형우 특파원 = 과거 한반도를 누볐던 한국표범(조선표범)은 정말 사라진 것일까.
한반도에서 절멸한 것으로 알려진 한국표범과 유전적으로 동일한 것으로 알려진 국제 멸종위기종 아무르표범(극동표범)이 북한에 서식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아무르표범을 체계적으로 관리·보호하는 러시아 연해주 '표범의 땅' 국립공원 빅토르 바르듀크 원장은 지난 5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북부 지역에 아무르표범이 서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립공원은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2018년 7월 연해주 최남단에 위치해 북한과 국경을 접한 하산 지역에서 아무르표범이 활동했다는 점을 내세웠다.
바르듀크 원장은 "2018년 국립공원 표범의 땅 남부 지역에서 사진 카메라에 아무르표범의 활동 모습이 포착됐다"면서 "아무르표범의 활동반경을 고려했을 때 북한 국경에서도 활동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무르표범이 포착된 곳은 북한에서 불과 7㎞ 떨어진 곳이었다.
당시 카메라에는 표범 4마리가 포착됐다. 다 자란 개체 2마리(암·수컷)와 새끼 2마리였다.
표범의 땅에 따르면 아무르표범의 활동 반경은 일반적으로 100㎢에 이를 정도로 넓다.
먹이활동을 위해 러시아와 북한의 접경을 오갔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얘기다.
아무르표범과 한국표범은 유전적으로 동일 종이다.
한반도는 역사적으로 아무르표범의 주요 서식지였지만 일제강점기 무차별 포획으로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했다.
해방 이후에는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1970년 이후 한반도에서는 자취를 감췄다.
국립공원은 러시아의 사례를 들며 한반도에서 멸종된 아무르 표범의 복원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바르듀크 원장은 "양국 공동의 목표인 표범의 보존을 위해서 한국의 관련 연구단체와 꾸준히 협력하고 있으며 다 같이 힘을 내고 있다"며 "표범 보존에 있어서 러시아의 사례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바르듀크 원장은 그러면서 "멸종 위기였던 아무르표범의 개체 수는 현재 생태학자, 자연보호단체, 국가의 지원 등으로 한때 35마리였던 표범의 수는 현재 3배 정도 증가한 100마리에 이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립공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된 다양한 문화적 교류가 하반기에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러시아 정부는 멸종위기종인 아무르호랑이(일명 백두산 호랑이)와 아무르표범을 보호하기 위해 2012년 연해주 지역 29만6천㎢에 표범의 땅 국립공원을 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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