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 주로 발생하는 일반적인 긴장성 두통과는 달라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 새벽만 되면 찾아오는 두통에 밤잠을 설치던 58세 A씨. 수차례 두통약을 먹어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았다. '약에 내성이 생겼나', '날씨가 더워서 그런가' 생각하면서 무작정 참은 지 한 달. 그는 현재 뇌종양 진단을 받아 신경외과 병동에 입원 중이다.
7일 의료계에 따르면 새벽녘에 발생하는 두통은 뇌종양의 대표적인 전조증상이다.
일상생활 속 편두통이나 긴장성 두통 등은 주로 오후에 발생하는 게 일반적인 반면 뇌종양에 의한 두통은 오랜 시간 누워있는 새벽에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박봉진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종양의 위치에 따라 발생하는 증상은 다양하지만 두통은 대다수 환자가 공통으로 호소하는 증상"이라며 "새벽에 구토와 오심을 동반한 두통이 발생했다면 뇌종양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뇌종양으로 인해 뇌압이 상승하면서 새벽에 두통과 함께 신물이 올라오는 등 토할 것 같은 기분이 들 수 있기 때문이다.
뇌종양은 두개강이라는 좁은 공간 내에 종양이 발생하는 질환을 칭한다. 발생 빈도는 낮지만 사망률이 높은 데다 반신마비, 언어장애 등 예후가 안 좋은 편이어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더욱이 뇌종양은 증상이 없어 조기에 발견하기 어렵고, 다른 종양과 비교해 재발 위험도 높다. 소아의 뇌종양은 '소뇌'에, 성인의 뇌종양은 '대뇌'에 주로 발생한다.
뇌종양이 커지면 두통은 물론 운동능력 감소, 시력이나 청력 손실 등 신경학적 이상징후가 나타난다. 새벽부터 아침에 두통이 심하거나 이전에는 없던 신경학적 이상징후가 조금이라도 생기면 병원을 찾아 검사받는 게 좋다.
현재까지 뇌종양 치료의 가장 확실한 방법은 수술이다. 조기에 발견해 종양을 절제한 뒤 적절한 추적 관찰을 병행해야 한다. 늦게 발견할수록 예후가 나빠지므로 평상시 자신의 몸을 잘 살펴야 한다.
박 교수는 "수술은 환자의 신경학적 증상 호전뿐만 아니라 높아진 뇌압을 신속하게 낮출 수 있는 대표적인 치료법"이라며 "종양이 중요한 중추(언어, 운동, 감각, 시각 등)에 위치할 경우 손상을 가져올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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