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가정부 아들, 백인 집주인 보호 못 받고 아파트 9층서 추락사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5세 흑인 소년의 사망 사건으로 브라질의 인종 간 갈등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브라질 북동부 헤시피에서 수백명의 흑인들이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문구를 들고 항의 시위를 벌였다고 AFP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흑인들의 분노에 불을 붙인 것은 5세 흑인 소년 미구엘 다 시우바의 죽음이다.
시우바는 가정부인 엄마를 따라 백인 고용주의 아파트에 갔다가 발코니에서 추락했다. 엄마는 고용주의 애완견을 산책시키기 위해 외출한 상황이었다.
현지 언론이 공개한 당시 폐쇄회로(CC)TV 화면에 따르면 시우바는 혼자 엘리베이터를 타고 9층으로 올라갔다.
문제는 엄마의 고용주인 백인 여성의 행동이었다.
백인 여성은 5세에 불과한 시우바가 혼자 엘리베이터를 타는 것을 말리지 않았다. 엘리베이터 문을 사이에 두고 시우바와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CCTV에 찍히기도 했다.
특히 이 백인 여성은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기 직전 손을 내밀어 가장 높은 층으로 올라가는 버튼을 눌렀다.
문이 닫히자 엘리베이터는 시우바만을 태운 채 올라갔다. 백인 여성이 어린아이 추락사에 원인을 제공했다는 해석도 가능한 장면이었다.
시위대는 헤시피 법원에서 출발해 시우바가 사망한 건물까지 행진하면서 백인 여성의 처벌을 요구했다.
브라질의 흑인 비율은 56%이지만, 평균소득은 백인의 절반에 불과하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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