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모든 것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것 알게 해야"
더타임스 인터뷰…홍콩보안법 강행시 수십만 거리 시위 경고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중국이 세계 두 번째 초강대국이기는 하지만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할 수는 없다는 것을 알게 해야 합니다"
홍콩 야당인 데모시스토당 지도자인 조슈아 웡(黃之鋒)은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세계가 우리와 함께 해야 한다. 우리는 소리 높여 항의하는 협력자들이 필요하다"며 중국을 제재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웡은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이 도입되면 홍콩 주민이 중국 공안에 의해 체포된 뒤 중국 본토에서 재판을 받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홍콩보안법은 홍콩에 정보기관을 세워 반중국 행위를 막는 내용이 골자다. 이 법이 홍콩의 폭력 시위자는 물론 시위 단순 참여자마저 처벌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는 "초점은 '어떻게 이같이 악랄할 법의 시행을 막을 것인가'에 맞춰져야 한다"면서 "그것이 영국 정부가 중국이 홍콩보안법을 철회하고 (홍콩의) 자율성에 관한 약속을 준수하는 데 필요한 제재를 가해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영국과 중국이 1984년 체결한 '영국-중국 공동선언'(홍콩반환협정)은 1997년 중국 반환 이후로도 50년 동안 홍콩이 현행 체계를 기본적으로 유지토록 하는 등 '일국양제' 기본 정신을 담았다.
웡은 "브렉시트(Brexit)로 유럽연합(EU)을 떠나면서 비즈니스를 위해 영국은 중국에 더 굽신거려야 할 수도, 더 많은 것을 할 수도 있다"며 "중국이 홍콩반환협정을 위반했다고 선언하고 이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불만을 제기하려면 어떤 일이 벌어져야 할까"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지금 홍콩에서 캐리 람(행정장관) 사퇴를 요구하면 표현의 자유로 받아들여지지만 베이징에서 시진핑(국가주석)의 사퇴를 요구하는 사람은 사라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홍콩보안법이 도입되면 홍콩도 마찬가지가 된다"면서 "중국 정부는 홍콩을 본토의 또 다른 한 도시로 만들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최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과거 영국해외시민(British National Overseas·BNO) 여권을 가졌던 모든 홍콩인이 영국 시민권을 획득할 수 있도록 이민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웡은 "홍콩인 대부분은 존슨 총리의 제안을 감사해한다. 다른 나라들이 홍콩과 함께한다는 사실을 중국 정부가 아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BNO 여권 보유자는 비자 없이 6개월간 영국에 체류할 수 있다.
영국 정부는 일단 이를 12개월로 연장한 뒤 추후 시민권을 획득할 수 있는 길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웡은 그러나 이는 홍콩인에게 구조선에 불과하며 영국 정부가 추가로 조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규모 집회가 금지된 데다 홍콩보안법이 시행되지 않은 만큼 아직 홍콩 내에서 큰 충돌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
웡은 그러나 중국이 홍콩보안법을 강행한다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그를 비롯한 수십만명의 홍콩인이 다시 거리로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 수준에서 계기를 구축한 뒤 유지하는 것"이라며 "아울러 전세계가 홍콩에 대해 계속 관심을 둘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웡은 2014년 홍콩 도심을 79일간 점검했던 대규모 민주화 시위인 '우산혁명'의 주역이자 지난해 홍콩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를 이끈 인물 중 한 명이다.
23세인 그는 이미 경찰에 여덟 차례 체포되고 세 차례 감옥에 수감됐다.
웡은 중국이 최근 홍콩보안법을 강행하려 하자 또다시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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