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치 '비공개' 방침 번복 속 집계 혼란까지 비난 자초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보건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 집계에서도 혼선을 빚으면서 스스로 신뢰도를 추락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보건부는 전날 밤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 집계와 관련해 몇 시간의 시차를 두고 서로 다른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첫 번째 보고서에서는 확진자가 전날보다 1만2천581명 많은 68만5천427명, 사망자는 1천382명 늘어난 3만7천312명이라고 발표했다.
전날 사망자 증가 수치는 지난 4일(1천473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것이었다.
그러나 보건부는 밤늦게 발표한 새로운 보고서를 통해 확진자는 69만1천758명, 사망자는 3만6천455명으로 수정했다.
이에 따라 확진자 증가 수치는 1만2천581명에서 1만8천912명으로 더 늘어나고 사망자 증가 수치는 1천382명에서 525명으로 줄었다.
이는 확진자와 사망자 누적치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가 보건 전문가와 정치권, 법조계 등에서 비난이 빗발치자 입장을 번복하는 과정에서 혼선이 빚어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아미우톤 모우랑 부통령은 "누적치 집계 과정에서 빚어진 착오"라고 말했으나 일반적인 관행을 벗어난 행태로 비난을 자초했다는 평가를 피하기는 어려워졌다.
호드리구 마이아 하원의장은 "확진자와 사망자 수를 두고 장난하는 것이냐"라며 "보건부가 수치를 왜곡하면서 코로나19 대응을 더 어렵게 했다"고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앞서 보건부는 확진자와 사망자 누적치를 발표하는 것이 코로나19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며 24시간 동안 달라진 내용만 발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보건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피해 상황을 축소하려는 의도라며 강력하게 비난했다.
마이아 하원의장은 투명한 정보 공개를 강조했고, 지우마르 멘지스 대법관은 "눈속임으로 대량 인명피해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은 전 세계 코로나19 현황 집계에서 잠깐 브라질을 제외했다가 다시 포함하기도 했다.
이처럼 국내외로부터 비난이 계속되자 보건부는 전날 밤 발표한 의견서를 통해 코로나19 피해 현황을 종전 방식대로 발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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