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이 인도와의 국경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대화채널을 가동하는 다른 한편에서 군사적 대비태세를 강조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9일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중앙(CC)TV는 국경문제를 둘러싼 양국의 고위급 군사회담이 있던 지난 6일 중국군 기동 훈련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구체적인 목표지점에 대한 언급 없이 후베이성에서 출발한 중국 공군이 아주 먼 서북지역 고원지대로 기동했다고 소개돼있는데, 이러한 움직임은 인도를 겨냥한 것이란 게 SCMP 해석이다.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 역시 이번 훈련이 양국 간 긴장 분위기 속에 이뤄졌다고 전했다.
영상에 따르면 수천 명의 중국 낙하산 부대원은 후베이성의 숙소에서 출발해 버스와 열차, 항공기 등을 이용해 몇시간 만에 목표 지점에 도착했다. 장갑차 등 수백 대의 장비와 대규모 훈련물자 수송 장면도 담겼다.
훈련을 이끈 모 낙하산병 여단 작전훈련과장 마오레이(毛磊)는 "부대 기동 규모와 수송수단 등에서 명확한 돌파구를 만들었다"면서 "(민항기 등 민간 수송수단을 통해) 부대 수송능력이 상당히 확대했고 효율성도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싱가포르 난양이공대의 콜린 코 교수는 "중국군이 수년간 이러한 훈련을 해온 만큼 신속히 기동 가능한 게 놀랍지 않다"면서 인도군의 최근 기동능력 향상 노력에 대응해 중국군이 더 신속히 움직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게 중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서 부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가 심각했던 후베이성에서 출발한 데 대해 "인도뿐만 아니라, (미국 등) 국제사회에 중국군이 질병의 영향을 받지 않고 전투태세를 갖추고 있음을 알리려는 것일 수 있다"고 봤다.
중국군은 지난 1일에도 CCTV를 통해 인도와의 국경분쟁 지역과 비슷한 환경의 고원지대에서 실시한 적진침투 야간훈련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중국은 이뿐만 아니라 지난달 인도 접경지역을 관할하는 서부전구 육군 사령원을 전임자에 비해 5살 젊은 쉬치링(徐起零) 중장으로 교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의 군 관계자는 SCMP 인터뷰에서 "인도와의 국경분쟁으로 긴장이 고조되는 민감한 시기에 (힘든 고원지대에서) 부대를 이끌 젊은 지휘관이 필요했다"고 평가했다.
중국과 인도군은 접경인 라다크 지역에서 난투극을 벌이는 등 지난달부터 양국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은 난투극 사건 이후 접경 지역에 약 5천명의 병력과 장갑차를 배치했으며, 인도도 이에 맞서 3개 보병사단을 전진 배치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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