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B-52 폭격기에 러시아 미그-31 전투기·방공미사일로 대응"
우크라이나-러시아 매체서 가상 공중전 논쟁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유사시 미국 전략폭격기들이 북극권이나 시베리아 지역의 러시아 전략시설들을 공격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러시아와 갈등 관계에 있는 우크라이나의 한 군사전문 매체가 미국이 장거리 폭격기 B-52 '스트래트포트리스'(Stratofortress)를 동원해 북극과 시베리아 지역의 러시아 전략시설을 타격하는 가상 시나리오를 언급하자, 러시아가 즉각 미국 공격에 맞설 충분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반박하면서 가상 공중전 논쟁이 벌어졌다.
우크라이나의 군사전문 매체 '디펜스 익스프레스'(Defense Express)는 앞서 지난 4일 미 공군 B-52 폭격기가 공대지 순항미사일 AGM-158B JASSM-ER와 AGM-86C CALCM 등을 이용해 러시아 방공시스템의 사거리에 들어가지 않고도 북극과 시베리아 지역의 전략 목표물들을 타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매체는 그러면서 북극에 있는 러시아 군사기지나 북극 항로의 인프라 시설 등이 공격 목표물이 될 수 있다고 가정했다.
매체는 미 폭격기 B-52는 러시아의 신형 방공미사일 S-400 '트라이엄프' 등을 회피해 목표물로부터 980km 거리에서 AGM-158B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고, 1천200km 거리에서 AGM-86C 미사일을 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공격을 방어하는 데 쓰일 수 있는 러시아 S-400 미사일의 탐지거리는 600km에 불과해 900km 이상 떨어진 곳에서 발사된 미군의 순항미사일들을 효과적으로 요격할 수 없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이에 러시아 공군 참모차장을 지낸 예비역 중장 아이테치 비줴프가 8일 우크라이나 매체의 보도를 반박하고 나섰다.
비줴프는 자국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러시아는 강력한 방공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면서 "먼저 전투기들이 발진해 (적이 설정한 공격 목표물에서) 먼 곳에서 공중전을 벌이고, 뒤이어 다양한 사거리의 방공미사일들이 가동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줴프에 따르면 러시아 공중우주군은 전투 반경이 넓어 미군의 전략 폭격기에 맞설 성능을 갖춘 초음속 요격 전투기 미그(MiG)-31과 조기경보기 A-50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전투기들은 국제정치 상황이 악화하면 위험 지역으로 이동 배치된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또 적의 순항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한 여러 종류의 수단을 확보하고 있다고 비줴프는 덧붙였다.
그는 러시아가 미 공군의 대규모 공격을 가정한 훈련을 여러 차례 벌였으며 목표 타격률은 80~90%에 달했다고 강조했다.
비줴프는 미국이 상대의 방공미사일 사거리에 들어가지 않고 2천500km 밖에서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는 순항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러시아도 비슷한 성능의 미사일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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