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의 학살자' 레오폴드 2세 동상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벨기에 제2의 도시인 앤트워프가 최근 반(反) 인종차별 시위대에 훼손된 옛 국왕 레오폴드 2세의 동상을 철거했다고 AFP 통신이 9일(현지시간) 전했다.
레오폴드 2세는 1800년대 말 아프리카 콩고(지금의 콩고민주공화국)를 그의 개인 소유지로 선언하고 잔혹한 식민 통치를 하며 학살을 자행해 '콩고의 학살자'라는 악명을 얻은 벨기에 국왕이다.
미국 백인 경찰관의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살해 사건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벨기에를 비롯한 유럽 각국으로 확산한 가운데 최근 앤트워프 등에서는 레오폴드 2세의 동상이 잇따라 훼손됐다.
앤트워프 시장실 대변인은 "해당 동상은 지난주 심각하게 파손돼 미델헤임 조각박물관이 복원할 필요가 있다"면서 원래 앤트워프의 한 광장에 설치돼 있던 이 동상은 이후에도 원래 위치로 돌아가지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동상이 있던 광장에서 2023년에 보수 공사가 예정돼 있기 때문에, 동상을 다시 놓지 않을 것"이라면서 "아마 조각박물관 소장품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물관측은 해당 조각상을 넘겨받았다고 확인했다.
벨기에에는 레오폴드 2세와 그의 악명 높은 일부 조력자를 기리는 조각상이나 거리명이 여전히 있지만, 그의 유산에 대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
최근 수도 브뤼셀에 설치된 레오폴드 2세 조각상들의 철거를 요구하는 청원에도 6만4천명 이상이 서명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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