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항의 물결 일으킨 조지 플로이드, 고향 휴스턴서 영면

입력 2020-06-10 03:59   수정 2020-06-10 07:06

인종차별 항의 물결 일으킨 조지 플로이드, 고향 휴스턴서 영면
'숨 쉴수 없다' 절규 남긴지 보름만에 장례식…유족·시민 눈물속 작별인사
46년 생애 마감하고 어머니 곁에서 안식…바이든 "인종적 정의 실현해야"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미국 백인 경찰의 가혹한 폭력에 희생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9일(현지시간) 46년의 생을 마감하고 고향 땅 텍사스 휴스턴에 잠들었다.
플로이드 유족은 이날 오전 11시 45분께(중부 표준시 기준) 휴스턴 '파운틴 오브 프레이즈'(Fountain of Praise·찬양의 분수) 교회에서 500명의 조문객이 참석한 가운데 장례식을 열었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지난달 25일 미국 현충일인 메모리얼 데이에 플로이드가 숨진 뒤로 정확히 보름 만이다.
플로이드는 당시 백인 경찰의 무릎에 8분 46초간 목을 짓눌렸고, '숨 쉴 수 없다'는 말을 남긴 채 숨을 거뒀다.
플로이드의 마지막 절규는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거대한 날갯짓을 일으키며 인종 차별과 경찰 폭력에 대한 글로벌 저항 시위를 촉발했다.
장례식은 TV와 인터넷으로 생중계됐고, 전 세계 시민들이 지켜봤다.
유족과 조문객들은 눈물을 흘리며 플로이드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했다.
미아 라이트 파운틴 오브 프레이즈 교회 공동 목사는 "우리는 울고 애도하고 있지만, 위로와 희망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은 하나님이 우리와 전 세계 사람들을 연결한 순간"이라고 밝혔다.
메리 화이트 목사는 숨지기 직전 '엄마'를 찾던 플로이드를 언급했고, 장례식장은 일순간 흐느낌으로 가득했다.
화이트 목사는 "플로이드가 엄마를 외치던 순간 이 나라의 모든 어머니가 그의 울음을 듣고 우리의 아이와 손자를 위해 통곡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장례식장에 보낸 영상 메시지를 통해 "지금은 인종적 정의를 실현해야 할 때"라며 "우리는 영혼을 찔러 상처를 내는 인종차별을 다시는 외면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어 플로이드의 딸 지아나를 거명하면서 "아빠가 세상을 바꾸게 될 것"이라며 "플로이드를 위한 정의가 실현될 때 우리는 진정으로 이 나라에서 인종적 정의를 실현하는 길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례식을 마친 뒤 플로이드가 잠든 금빛 관은 휴스턴 외곽의 메모리얼 가든 묘지로 향할 예정이다.
플로이드의 관을 실은 마차가 휴스턴 경찰의 호위 아래 고향 땅에서 마지막 여정에 오르게 되는 것이다.
장례식장 밖은 플로이드의 마지막 여정을 지켜보려는 인파로 북적였다.
시민들은 플로이드에게 작별 인사를 전하기 위해 장례식장에서 묘지까지 이어진 컬런 대로를 따라 줄지어 섰다.
플로이드는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태어났지만, 46년 생애의 대부분을 휴스턴에서 보냈다.
그는 휴스턴 제3구(區)에서 자랐고, 휴스턴 잭 예이츠 고등학교 재학 시절에는 풋볼팀과 농구팀의 스타 선수로 활약했다. 고교 졸업 후에는 휴스턴의 유명 힙합 그룹 '스크루드 업 클릭'(SUC)에서 래퍼 '빅 플로이드'로도 활동했다.
플로이드는 마지막 안식처는 먼저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옆으로 정해졌다.
휴스턴시는 그가 영면에 들어간 이날을 '조지 플로이드의 날'로 선포했다.


jamin7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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