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금 최종 확정 아냐 …FCC 해명 요구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불법 로보콜(자동녹음전화)로 막대한 실적을 올린 미국의 텔레마케터 2명이 연방 규제 당국에 적발돼 천문학적인 벌금을 물게 됐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9일(현지시간), 텍사스 주에 거주하는 건강보험 텔레마케터 존 스필러와 제이콥 미어스에게 사상 최대 규모인 2억2천500만 달러(약 2천700억 원)의 벌금을 부과하고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스필러와 미어스는 작년 초 4달여에 걸쳐 가짜 발신번호로 10억 건에 달하는 자동 스팸 전화를 걸었다가 꼬리가 잡혔다.
인디애나·미시간·미주리·오하이오·노스캐롤라이나·아칸소·텍사스 주 검찰총장이 스필러와 미어스, 그리고 이들의 사업체인 '라이징 이글'(Rising Eagle)·'제이스퀘어드 텔레콤'(JSquared Telecom)을 연방 '전화이용자보호법'(TCPA) 위반 혐의로 기소했고, FCC는 이 사안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FCC는 이들의 로보콜이 자동메시지로 애트나(Aetna)·유나이티드헬스(UnitedHealth) 등 대형 건강보험사의 보험 플랜을 제안한 뒤 소비자가 상세 정보를 얻기 위해 전화기 버튼을 누르면 해당 회사가 아닌, 자신들의 보험 상품을 팔기 위한 콜센터로 연결시켰다고 전했다.
이어 미주리주 검찰총장이 지난해 '라이징 이글'의 최대 고객 '헬스 어드바이저 오브 아메리카'(Health Advisors of America)를 텔레마케팅 규제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면서 문제가 수면에 드러났다고 밝혔다.
FCC는 이들이 소비자를 속일 목적으로 발신자 ID를 위조하고 수신거부 목록에 있는 고객에게 의도적으로 전화를 거는 등의 불법 행위를 했다며 "소비자를 기만하고 귀찮게 할 뿐 아니라, 전화가 마치 제3의 회사에서 걸려온 것처럼 보이게 함으로써 제3의 회사가 소비자의 항의 전화를 받거나 소송 협박을 듣도록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벌금은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며, 스필러와 미어스는 FCC에 해명할 기회를 부여받았다.
로보콜이 소비자들을 괴롭히는 문제로 대두되면서 FCC는 통신사업체에 대응 조치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올초 로보콜 강력 규제를 위한 '로보콜 남용 단속 및 범죄 제지 법안(TRACED Act)'에 서명했다.
이 법에 따라 불법 로보콜에 대한 벌금은 건당 1만 달러로 상향 조정됐으며, 통신사는 고객이 원할 경우 추가요금 없이 로보콜 차단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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