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제재·코로나19로 동남아시아 북한 식당들 '된서리'

입력 2020-06-12 07:00  

유엔 제재·코로나19로 동남아시아 북한 식당들 '된서리'
베트남·라오스서 식당 3곳 폐업…남은 4곳도 개점 휴업
캄보디아선 작년 말 6곳 모두 폐쇄…태국, 1곳만 영업 중

(하노이·방콕=연합뉴스) 민영규 김남권 특파원 =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더믹(세계적 대유행) 사태로 동남아시아에 문을 열었던 북한 식당들이 된서리를 맞고 있다.
12일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라오스 정부는 최근 수도 비엔티안에 있는 평양식당 등 북한식당 2곳을 폐쇄하도록 했다.
현지에 있는 북한식당 5곳 가운데 북한이 독자적으로 운영하던 식당들이다.
북한의 '달러벌이'를 막기 위해 유엔 회원국이 지난해 12월 22일까지 자국 내 모든 북한 노동자들을 북한으로 돌려보내도록 한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따라 뒤늦게 취해진 조치다.

이에 따라 평양식당은 지난 주말 한국어, 영어, 중국어로 '식당 영업 중지함'이라는 안내문을 입구에 붙이고 간판까지 철거했다고 현지 교민들이 전했다.
나머지 식당 3곳은 다른 국적의 외국인이 허가받은 것이라는 이유로 당국이 폐쇄하지는 않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주요 고객인 한국인과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있는 북한식당 2곳 가운데 하나인 평양관도 지난달 말 폐업해 현재 시설물 철거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입구에 내려진 철제 셔터에는 건물을 임대한다는 베트남어와 영어 안내문이 붙어있다.
옆 건물 경비원은 "지난 5월 말 문을 닫으면서 종업원들이 북한으로 돌아간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근처의 다른 북한식당인 '고려식당'은 여전히 문을 열어놨지만, 찾아오는 손님이 거의 없어 낮에는 내부 전등을 끄고 있는 경우가 허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현지 소식통은 "베트남 당국이 코로나19 사태로 교통편이 모두 끊긴 상황을 고려해 북한 노동자들을 강제로 출국시키지는 않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캄보디아에서는 지난해 11월 말 수도 프놈펜과 유명 관광지 시엠레아프 등지에 있는 북한 식당 6곳이 일제히 문을 닫았다.
또 북한이 2015년 12일 시엠레아프에 2천100만달러(약 243억원)를 투자해 개관한 앙코르 파노라마 박물관이 캄보디아 정부의 강력한 요구로 영업을 전면 중단했다.
태국의 경우 기존 3곳의 북한 식당 중 2곳이 지난해 말 잇달아 문을 닫았고, 방콕 시내 중심부에 있는 '평양 옥류식당'만 문을 열어놓은 상태다.
옥류식당은 식당 영업 허가 주체를 북한인이 아닌 태국 현지인이나 다른 국적 외국인으로 변경하는 방식을 통해 영업을 계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youngky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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