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풍기문란" 이집트서 틱톡 인기여성 체포 속출

입력 2020-06-11 19:32   수정 2020-06-11 20:18

"음란·풍기문란" 이집트서 틱톡 인기여성 체포 속출
재활시설 보내…소셜미디어에서도 엘시시 철권통치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이집트에서 동영상 공유 애플리케이션인 '틱톡'(TikTok)으로 유명한 젊은 여성들이 수난을 당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알아흐람 등 이집트 언론에 따르면 이집트 검찰은 9일 틱톡에서 활발히 활동하다 체포된 아브드 엘아지즈(17)를 여성 재활시설로 보냈다고 밝혔다.
엘아지즈는 재활시설에서 최소 3주 동안 생활할 예정이다.
엘아지즈는 지난달 26일 음란 선동 및 온라인 계좌 위조 등의 혐의로 체포된 뒤 구금됐다.
엘아지즈는 최근 인스타그램에 자신이 젊은 남성들에게 맞고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내용의 동영상을 올려 인터넷에서 논란을 빚었다.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들은 알아지즈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으며 이집트 검찰은 이 사건의 구체적인 상황을 밝히지 않았다.
이집트 내 인권단체들은 검찰이 알아지즈를 피해자로 다뤄야 한다며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했다.
앞서 지난 5월 14일에는 다른 이집트 젊은 여성 마와다 엘라드흠이 가족의 가치를 훼손한다는 이유로 체포됐다가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엘라드흠은 틱톡,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 노래 '립싱크'와 춤 동영상을 올려 인기를 끌어왔다.
그녀의 틱톡 '팔로워'는 300만명이 넘는다.
올해 4월에도 틱톡에서 많은 팔로워를 둔 여성 2명이 풍기문란을 이유로 체포됐다.

중국 바이트댄스를 모기업으로 하는 틱톡은 최근 이집트 젊은 층에 많이 퍼지는 소셜미디어다.
AFP 통신은 11일 틱톡에서 영향력이 큰 젊은 이집트 여성들이 철권통치의 대상이 됐다고 보도했다.
인권변호사 타렉 알아와디는 AFP에 최근 틱톡 스타들의 잇따른 체포는 이집트가 매우 보수적이고 종교적인 사회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집트 국민은 대부분 이슬람교 신도다.
이집트 정부는 그동안 유튜브,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서 사회에 비판적인 내용을 올리는 시민을 종종 체포했다.
작년에는 코미디어인이자 배우인 샤디 소르(25)가 유튜브에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을 비판하는 동영상을 게시했다가 시위 선동 혐의로 체포됐다.
2014년 취임한 엘시시 대통령은 권위주의적 통치를 이어가며 언론 및 표현의 자유를 제약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noj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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