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세 흑인 여아 성노예 삼아'…伊도 인종주의자 동상 철거 논란

입력 2020-06-12 07:00  

'12세 흑인 여아 성노예 삼아'…伊도 인종주의자 동상 철거 논란
밀라노 반파시스트 단체, 언론인 출신 역사가 몬타넬리 동상 철거 요청
극우 정당 "위대한 몬타넬리에게서 손을 떼라" 불만 표출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로마 제국사'로 잘 알려진 이탈리아 언론인이자 역사가 인드로 몬타넬리(1909∼2001)가 미국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이탈리아 내 반(反)인종차별 운동의 유탄을 맞았다.
11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반(反)파시스트 운동을 벌이는 사회단체 '밀라노 파수꾼'(I Sentinelli di Milano)은 몬타넬리의 인종차별적 과거사를 폭로하며 밀라노에 있는 그의 동상을 철거해달라고 시 당국에 청원했다
이 단체는 페이스북에서 "몬타넬리가 파시스트 정권의 에티오피아 식민 통치 시절 에리트레아 출신 12세 여자아이와 결혼해 성노예로 삼은 사실을 말년에 자랑스럽게 밝힌 적이 있다"면서 그의 과거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몬타넬리 이름을 딴 공원의 명칭을 바꾸고 동상도 철거할 것을 시 정부와 의회에 요청했다.
이 단체는 이어 플로이드 사망으로 촉발된 시위 참가자들이 영국 브리스틀에서 17세기 노예무역상 에드워드 콜스턴의 동상이 끌어내려 강물에 내던진 일을 언급하며 이탈리아 내 모든 지역이 제 고장의 상징 인물을 다시 한번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밀라노가 고향인 몬타넬리는 유명한 언론인이자 40여권의 역사서를 낸 역사 저술가로 잘 알려져있다.
특히 로마제국의 역사를 생동감 있는 필체로 서술한 '로마 제국사'는 이탈리아에서만 50만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다. 1998년 우리나라에도 번역·출간돼 호평을 받았다.
밀라노시는 몬타넬리가 사망한 뒤 그를 추모하고자 중앙역 인근에 있는 공원 이름을 인드로 몬타넬리 공원으로 명명하고 공원 안에 그의 동상을 세웠다.
이 공원은 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데다 아름다운 정원과 호수, 산책로 등이 잘 정비돼 있어 현지인들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인기가 높다고 한다.
해당 청원은 정치권에서도 논란을 일으켰다.
밀라노를 포함한 북부를 정치적 거점으로 삼고 있는 극우 정당 동맹 대표 마테오 살비니는 "위대한 몬타넬리에게서 손을 떼라. 이 무슨 좌파들의 부끄러운 행태인가"라고 불만을 표출했다.
반면에 현 이탈리아 연립정부의 한 축인 중도좌파 정당 민주당내 일각에선 이 문제를 공론화하자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lu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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