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방위비로 한국 압박" 비판…"증액 요구엔 주한미군 철수 숨은 위협" 지적도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크리스토퍼 힐 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11일(현지시간) 북한이 한미관계를 시험하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 보유의 중요성에 대해 분명한 생각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남북 연락채널을 끊는 강수를 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방위비 분담금을 더 내라며 동맹인 한국을 압박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있어서도 경쟁자 같은 인식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낸 힐 전 차관보는 이날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한반도의 위기는 동맹의 필요성을 강화한다'는 제목의 기고문을 싣고 북한의 최근 대남압박 강화와 관련해 "의도는 언제나 예상 가능하다. 집권당이 어디든 한국 정부의 위신을 실추시키고 북한 주민을 안심시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북한이 둔 수(手)는 북한이 전통적으로 해온 노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한미관계가 얼마나 견고한지 시험하는 것"이라면서 "이 시점에 중요한 것은 똑같은 실험이 실제로 어려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힐 전 차관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대한 한국 정부의 성공적 대응에 짜증을 내는 한편 경쟁자로 보는 인식을 드러낸 것 같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이에 대한 존경을 표하는 대신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10억 달러에서 48억 달러로 즉각 인상하는 데 나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입 밖에 내지 않은 위협은 한국이 (돈을) 내지 않을 경우 한반도에서 미국이 병력을 철수하기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힐 전 차관보는 "북한이 한국을 괴롭히려 할 때 미국의 전통적 반응은 한국을 지지하면서 동맹에 가치를 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었고 제한적 범위에서 국무부는 '실망했다'고 표현하며 그렇게 했으나 트럼프 행정부는 동맹을 갖는 것의 중요성과 동맹을 더욱 가깝게 하기 위해 필요한 일에 대해 분명한 생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국무부는 9일 북한이 남북 연락채널을 끊어버리자 실망했다면서 외교와 협력의 영역으로 돌아오라고 촉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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