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남성, '생명의 은인' 코끼리 두 마리에 유산 절반 남겨

입력 2020-06-12 16:22  

인도 남성, '생명의 은인' 코끼리 두 마리에 유산 절반 남겨
"코끼리가 총 든 강도 쫓아줘"…아내와 아들은 불만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의 한 남성이 코끼리 두 마리에게 유산의 절반을 남기기로 해 화제다.
12일 NDTV 등 인도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인도 북부 비하르주에 사는 남성 아크타르 이맘은 최근 자신의 유언장에 이런 내용을 포함했다.
이맘은 자신의 재산 절반인 5천만루피(약 7억9천만원)를 그가 키우던 코끼리 모티와 라니에게 남겨주기로 했다.
두 코끼리는 지금도 밤낮으로 전담 직원 4명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 이들은 이맘 소유의 땅에서도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다.
이맘은 이 코끼리들이 버려진 채 길 위에서 죽음을 맞지 않기를 바란다며 "모티와 라니에게 어려움이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야생동물보호단체인 AERAWAT 운영에도 참여하고 있다. 코끼리들이 죽으면 남은 유산은 AERAWAT로 넘어간다.
이맘은 두 코끼리가 자신의 목숨을 구해주면서 애정이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총을 든 강도가 집에 침입했을 때 코끼리들이 큰 소리를 내며 쫓아버렸다는 것이다.
이맘은 "경호원처럼 일해준 내 코끼리들 덕분에 나는 살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이맘의 결정에 대해 아내와 아들은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불화로 인해 10여년 전부터 이맘과 떨어져 살고 있다.
아들 메라지는 이 코끼리들을 몰래 팔아버리려다 적발되기도 했다. 이맘은 유언장 변경 후 다른 가족에 의해 감금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맘은 크게 상관하지 않는 모습이다.
그는 "이 코끼리들과의 관계는 평생 지속할 것"이라며 "우리는 서로 사랑한다"고 말했다.
인도에는 현재 4만5천만 마리의 코끼리가 사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3분의 1가량은 포획된 채 길러지고 있다.
인도코끼리는 대략 70세까지 산다. 모티와 라니의 나이는 각각 20세와 15세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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