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뉴스 앵커 "좌익운동가들이 美 변형시켜…북한처럼 돼간다"

입력 2020-06-13 09:30  

폭스뉴스 앵커 "좌익운동가들이 美 변형시켜…북한처럼 돼간다"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 정치적으로 이용된다 주장해 논란 불러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 폭스뉴스 간판 앵커인 터커 칼슨(51)이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으로 촉발된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BLM) 운동이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주장을 했다가 광고가 떨어져 나가는 등 논란을 빚고 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좌익운동가들을 비난하면서 미국이 북한처럼 돼가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칼슨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비선 외교 참모'로도 알려진 친 트럼프 인사이다.
12일(이하 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더 힐과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칼슨이 BLM 운동에 대해 논란이 되는 주장을 한 이후 몇몇 대기업들이 그의 프로그램에서 광고를 내렸다.
칼슨은 지난 8일 자신이 진행하는 정치평론 프로그램 '터커 칼슨 투나잇'에서 BLM 운동을 언급하며 "많은 일이 벌어지고 있지만 이건 분명 흑인 목숨을 위한 것이 아니다. 그들이 당신에게 접근할 때 이 사실을 기억하라"고 말해 반발을 샀다.
그는 다음날 방송에서는 이 문제와 관련해 좌익 운동가들이 그들의 구상대로 미국 사회를 변형시켜 가고 있다며 "그들이 TV에 나와 어떤 주장을 하든, 얼마나 큰 목소리로 말하든, 그들의 주목표는 '권력'이다. 당신을 침묵하게 하고, 상처 입히고, 미국을 붕괴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칼슨은 "지금 우리가 북한처럼 돼가고 있다"면서 죗값을 친척에게도 묻고, 개인이 각자의 의견을 갖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통설(orthodoxy)에 동의하지 않으면 공격을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들은 범하지 않은 일에 대해 죄를 자백하라 요구하고, 개과천선 했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대중 앞에서 자백문을 낭독시키고, 이를 대단한 일로 부풀려 선전한다"고 주장했다.
칼슨은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 회계학과 고든 클라인 교수가 플로이드 사망 사건 관련 학기말 고사에 응하지 않겠다는 흑인 학생들의 요구를 거절했다가 인종차별주의자로 몰려 대학 측으로부터 정직 처분되고 살해 협박까지 받고 있다고도 말했다.
칼슨의 이 같은 발언과 관련, 진보성향의 소셜미디어 운동 조직 '슬리핑 자이언츠'(Sleeping Giants)는 "칼슨이 흑인 사회를 모함하는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며 광고주 측에 스폰서 중단을 요구했고, 논란이 확산되자 월드디즈니컴퍼니·파파존스·T모바일 등이 11일과 12일 차례로 터커 칼슨 투나잇에 대한 광고 중단을 선언했다.
폭스뉴스는 이에 대해 "칼슨이 말한 '그들'은 시위대가 아니라, 이들을 이용하려는 민주당 지도부"라고 9일 해명했다.
폭스뉴스는 "해당 광고주들은 터커 칼슨 투나잇 광고를 폭스뉴스의 다른 방송으로 옮기기로 했기 때문에 방송사에 재정적 영향은 없다"고 12일 밝혔다.
chicagor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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