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5억원 환매중단' 한투증권, 팝펀딩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논란

입력 2020-06-14 06:35  

'355억원 환매중단' 한투증권, 팝펀딩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논란
투자자대책위, 이달중 한투증권 등 고소 예정…사기 의혹도 제기


(서울=연합뉴스) 곽민서 박원희 기자 = 한국투자증권이 판매한 개인간거래(P2P) 대출업체 '팝펀딩' 연계 사모펀드의 잇따른 환매 중단 사태에 일부 투자자들이 불완전판매 등에 따른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며 집단 대응을 예고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한누리는 팝펀딩 연계 사모펀드 피해자대책위원회의 투자자들을 대리해 이달 중 한국투자증권 등 관계자들을 고소할 예정이다.
대책위는 한국투자증권 분당 PB센터를 중심으로 판매된 '자비스팝펀딩홈쇼핑벤더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자비스 팝펀딩 홈쇼핑 벤더)'과 '헤이스팅스더드림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헤이스팅스 더드림)' 투자자 90여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들의 투자금은 15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투자자들은 펀드 가입 당시 판매사인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사모펀드의 투자 위험성에 대해 안내받지 못했으며, 가입 전 계약서 작성이나 투자 성향 분석 등 절차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90대의 나이로 노후자금 5억원가량을 팝펀딩 연계 펀드에 투자한 류 모(90) 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위험하지 않고 안전한 상품이라고 몇 번이고 권유를 받아 투자하게 됐다"고 말했다.
류씨는 "(PB가) 사실상 손실이 나지 않는 상품이니 돈을 가만히 놀리기보다는 여기(사모펀드)에 넣어서 수익을 보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하더라"면서 "나는 이전에 사모펀드에 투자해본 경험도 없고, 이렇게 위험한 상품일 줄은 몰랐다"라고도 했다.
대책위 대표를 맡은 백영수(59) 씨는 "투자자들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상품을 설명할 때 '이전에 환매가 잘 된 상품이다', '국가에서 동산 담보 활성화 정책을 펴고 있어 (유망하다)'라고만 했다"며 "상품에 대해 정확히 위험 고지를 하고 안내를 한 경우는 없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또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진정서를 통해 "한국투자증권 측이 설정 계약 당일 입금을 독촉해 일단 상품에 가입시킨 뒤 수일이 지나고 나서 계약서와 투자성향 확인서에 서명을 받아 간 사례가 있다"고 주장했다.
PB가 투자자의 투자 성향을 임의로 변경했다거나 콜센터를 통한 투자자 가입 확인 절차가 생략됐다는 등의 진술도 있었다.



투자자 일부는 팝펀딩의 부실 가능성에 대해 한국투자증권이 미리 알고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한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가 투자자들에게 보낸 것으로 전해진 문자를 보면 "작년 3월 팝펀딩 등과 같이 이 상품을 만들면서 많은 검토와 시뮬레이션을 거쳤고, 본사 상품·리스크 부서의 방문 검사 등을 통해 4번에 걸쳐 혹독한 점검을 받았다"는 내용이 있다.
또 "매번 회차별로 차주들의 관리를 사전에 확정하고 펀드를 모집하여 꼼꼼하게 확인, 관리하고 있다"는 내용도 있다.
그러나 팝펀딩은 지난해 금융감독원 검사에서 자금 돌려막기를 통해 분식회계를 저지른 혐의가 포착돼 현재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대출 과정에서 설정된 담보물 가치 역시 투자 원금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대규모 원금 손실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런 문제를 알고도 상품을 판매했다면 사기에 해당하며, 몰랐다면 관리 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것이 투자자들의 주장이다.
법무법인 한누리의 구현주 변호사는 "한국투자증권이 펀드의 투자 대상이나 담보, 차주사의 과거 대출 이력에 관해 투자자들을 속여 펀드를 판매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정황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사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한국투자증권 관계자 등을 상대로 형사 고소 등 법적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투자증권 측은 "팝펀딩의 문제점을 사전에 알았던 부분은 전혀 없다"면서 "판매사로서는 운용에 개입한다거나 관여를 할 수가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불완전판매 정황에 대해서는 자체 조사를 진행 중이며, 판매사로서 고객 자금 회수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팝펀딩은 홈쇼핑이나 오픈마켓 판매업체(벤더) 등 중소기업의 재고 자산 등을 담보로 잡고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빌려주는 동산담보 대출을 주로 취급하는 업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해 11월 경기도 파주에 있는 이 회사의 물류창고를 방문해 동산금융 혁신사례 간담회를 열어 주목받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업체의 대출이 연체되면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13일 현재 팝펀딩이 홈페이지를 통해 공시한 대출 잔액은 1천290억원, 연체율은 95.62%에 달한다.
이에 따라 팝펀딩에 투자한 사모펀드들도 덩달아 원리금 상환 일정을 미루게 됐다.
한국투자증권이 판매한 자비스 팝펀딩 홈쇼핑 벤더 5·6호와 헤이스팅스 더드림 4·5·6호 사모펀드는 최근 잇따라 투자 원리금 상환 일정을 연기했으며, 환매 중단 금액은 총 355억원 규모에 달한다.
mskwa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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