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당시 핵연료, 미사일 등 모두 제거된 상태…대형사고는 피해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의 해군기지에 정박한 공격용 핵잠수함에서 대형 화재가 일어나 14시간 만에 겨우 진화됐다.
13일(현지시간) 프랑스 해군본부에 따르면. 남부 지중해 연안의 툴롱 기지에 정박해있던 핵추진 공격 잠수함(SNA) '페를'(Perle·진주)호에서 전날 오전 10시 30분께 발생한 화재가 이날 오전 0시 30분이 넘어서 완전히 꺼졌다.
불길은 출동한 군과 소방대원들에 의해 화재 발생 이후 네 시간이 넘어서야 겨우 잡혔으며, 완전 진화까지 10시간이 더 소요됐다.
페를 호는 툴롱기지에 정박해 정비를 받고 있었다. 화재 원인은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으나, 정비과정에서 땜질이나 고압 절단기 작업 중 튄 불꽃으로 최초발화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
해군에 따르면 잠수함의 핵연료와 보조엔진용 디젤 연료, 미사일과 어뢰 등의 무기는 모두 정비를 위해 사전에 잠수함에서 제거된 상태여서 큰 피해로 번지는 것을 피할 수 있었다. 사상자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플로랑스 파를리 국방장관은 곧 현장을 찾아 사고경위 조사를 지시할 예정이다.
프랑스 해군은 이번 화재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자국 해군력의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하는 공격용 핵잠수함 부대의 전력에 큰 차질이 빚어지게 됐기 때문이다.
1993년 취역한 페를호는 70여명의 승조원을 태우고 최고수심 300m에서 작전할 수 있으며 핵추진항공모함 샤를 드골을 호위하거나 특수부대의 비밀 호송, 연안에서의 첩보활동에 특화한 핵 추진 공격잠수함이다.
프랑스는 페를호 같은 핵 추진 공격잠수함을 6척, 핵탄두를 탑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수 있는 전략핵잠수함 4척을 보유하고 있다.
페를 호는 지난 1월 정비를 위해 모항에 정박한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정비 일정이 계속 미뤄졌다.
내년 2월로 예정된 정비 완료 계획도 이번 화재로 훨씬 더 뒤로 미뤄지게 됐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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