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시민단체 "메이지 산업유산 등재 때 국제공약 준수해야"

입력 2020-06-15 20:55  

日시민단체 "메이지 산업유산 등재 때 국제공약 준수해야"
고바야시 강제동원진상규명 네트워크 차장 "아베, 일본사 날조"
"韓 정부와 협의하지 않고 산업유산정보센터 개관한 것은 잘못"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일본의 시민단체가 15일 메이지(明治) 시대 산업시설의 유네스코(UNESCO) 세계유산 등재 당시 일본 정부가 국제사회에 한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고바야시 히사토모(小林久公) 강제동원진상규명 네트워크 사무국 차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2015년 제39회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유네스코 일본대사가 표명한 약속은 일본 정부가 한 국제 공약으로 준수돼야 한다"고 밝혔다.
당시 사토 구니(佐藤地) 주(駐)유네스코 일본대사는 메이지 시대 산업시설의 일부에선 한국인과 여타 국민이 본인 의사에 반하게 동원돼 가혹한 조건에서 강제로 노역했다면서 희생자들을 기리는 정보센터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메이지 산업시설을 전시한 도쿄도(東京都) 신주쿠(新宿)구 소재 산업유산정보센터는 산업화 성과를 과시하는 데 치중하고 있다.
게다가 일제 강제동원 피해 자체를 부정하는 증언과 자료를 전시하는 등 사토 대사의 약속은 이행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바야시 차장은 "일본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국제 공약을 아베 총리가 지킬 것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아베 정권은 일본의 침략전쟁과 식민지 지배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일본사를 날조하는 정권"이라며 "그런 정권이어서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은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이것은 일본 시민에게도 고통스러운 일"이라고 토로했다.
고바야시 차장은 "일본이 (세계유산위원회에) 약속한 '역사 전체를 이해할 수 있는' 전시가 필요하며, 일본의 산업혁명을 뒷받침한 노동자들을 전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메이지 산업시설의 세계유산 등재 당시 '전체 역사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라'는 세계유산위원회의 권고는 징용 희생자를 포함한 어두운 역사도 소개하라는 취지였다.
고바야시 차장은 또한 "2018년 7월 제42차 세계유산위원회는 일본 정부에 '관계자와의 대화를 계속할 것을 권고하고 2019년 12월 1일까지 이행 상황을 보고할 것을 요구했다"며 "그러나 관계자인 한국 정부와 한 번도 협의하지 않고 (정보센터를) 개관한 것은 일본 정부의 당치도 않은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한국 외교부도 산업유산정보센터가 일반에 공개된 이날 도미타 고지(富田浩司) 주한 일본대사를 초치해 일본 정부가 한국인 강제동원 역사를 제대로 알리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해 항의했다.
고바야시 차장은 "앞으로 일본 정부는 (한국 등) 관계자와 확실히 협의해 전시 내용이 국제적으로 합의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hoj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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