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형우 특파원 = 세계적인 멸종위기종 아무르호랑이(일명 백두산호랑이)가 러시아 민가 인근에 출몰, 가축을 습격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16일 러시아의 호랑이 연구단체인 '아무르 호랑이 센터'(이하 센터)에 따르면 이달 초 연해주(州) 북부에 있는 포자르스키 지역의 한 마을 목초지에서 아무르호랑이가 암소 2마리를 습격하는 일이 벌어졌다.
아무르호랑이의 습격으로 암소가 크게 다쳤다고 센터는 밝혔다.
다행히 아무르호랑이가 인적이 없는 지역에 나타나 주민 피해는 없었다고 센터는 강조했다.
센터는 카메라를 설치하고 이 아무르호랑이의 성별과 나이,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비슷한 시기 하바롭스크주(州) 아뉴이스키 국립공원 인근 지역에서는 먹이를 찾던 아무르호랑이가 말 농장을 습격해 망아지 1마리를 죽이기도 했다.
지난해 9월에는 아무르호랑이가 하바롭스크주 서부에 있는 베르크네부레인스키 마을 외곽에서 개 3마리를 물어 죽이기도 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센터 공보담당자인 바딤 슈코딘은 연합뉴스에 "호랑이가 배가 고파서 민가에 내려오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면서 "서식지 파괴로 먹잇감이 부족해진 호랑이가 민가 근처 가축을 습격하는 일이 가끔 있다"고 설명했다.
슈코딘은 "호랑이의 습격으로 피해를 받은 가축 소유주는 관계 당국으로부터 일정 정도의 보상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극동 4개 지역(연해주·하바롭스크주·유대인자치주·아무르주)에서 아무르호랑이의 습격으로 가축 소유주가 보상을 받은 사례는 모두 18건이라고 슈코딘은 밝혔다.
러시아 극동에는 아무르호랑이가 대거 서식하고 있다.
멸종 위기종인 아무르호랑이는 현재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에 등록됐다.
아무르호랑이의 개체 수는 560∼600마리에 불과하며 이 중 90%가 연해주와 하바롭스크 일대에서 서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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