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옥스퍼드대 덱사메타손 실험결과에 강한 신뢰
영국 즉시처방 돌입…최근 졸속연구 속출에 "데이터 봐야" 신중론도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세계보건기구(WHO)는 16일(현지시간) 영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증 환자에 기본 스테로이드 제제를 사용해 33% 이상의 생명을 구한 데 대해 "과학으로 획기적인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매우 훌륭한 소식으로서 영국 정부에 축하를 보낸다"며 "또 옥스퍼드대와 병원, 시험에 참여한 여러 환자에게도 감사하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이 약은 염증 치료 등에 사용하는 덱사메타손(dexamethasone)으로서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이 '리커버리'로 명명한 임상시험을 주도한 결과 코로나19 중증 환자의 사망률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맷 행콕 보건장관은 "덱사메타손은 저렴하며, 집에서 보관이 가능하기 때문에 즉각 사용해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며 "코로나19 환자에게 즉시 처방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옥스퍼드대 임상시험에 참여한 마틴 랜드레이 박사는 "산소 호흡기에 의존했던 환자에 저렴한 덱사메타손을 처방하면 목숨을 구할 수 있다는 게 밝혀졌다"며 "50파운드(약 7만6천원)로 8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약을 대체할 게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임상에 참여한 피터 호비 조사관 역시 "지금까지 사망률을 줄인 유일한 약"이라며 "사망률도 상당히 줄여 대단한 돌파구를 마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글로벌 보건 자선단체 웰컴 트러스트의 닉 카맥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의학·경제 분야의 전 세계적 판도를 바꾸게 될 것"이라며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구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반면 하버드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캐스린 히버트 박사는 "환자를 도울 큰 진전으로 매우 희망적 메시지"라면서도 "그러나 과거에도 데이터를 보면 결과를 확인해주지 못할 때가 많았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치료 방법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태도는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한 뒤 사태의 시급성 때문에 권위있는 의학지에도 허점이 있는 논문이 게재되곤 했다는 사실과 무관치 않다.
지난달 학술지 랜싯과 뉴잉글랜드저널오브매디슨(NEJM)에 실린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 관련 논문들이 데이터 신뢰에 문제를 노출한 뒤 저자들의 요청으로 철회되기도 했다.
뉴욕 최대 규모인 노스웰 병원의 토마스 맥귄 박사도 "스테로이드가 면역 체계를 억제할 수 있다"며 "실제 저널로 발간되는 내용을 보고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처음 보고된 후 전 세계에서 44만명이 숨졌지만 아직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다.
aayy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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