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지켜라…모스크바 외곽 관저·크렘린에 '코로나 살균터널'(종합)

입력 2020-06-18 00:34   수정 2020-06-18 11:54

푸틴 지켜라…모스크바 외곽 관저·크렘린에 '코로나 살균터널'(종합)
크렘린궁 대변인 "전염병 정점 달했을 때 설치…대통령 예방조치 당연"

(모스크바·서울=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이 율 기자 = 러시아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특별한 살균 터널을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모스크바 외곽에 있는 푸틴 대통령의 관저와 크렘린궁을 방문하려면 누구든지 이 터널을 통과해야 한다.


16일(현지시간)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이 원격으로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스크바 서쪽 외곽의 노보오가료보 관저에 특별 터널이 설치됐다.
관저에 들어오는 모든 방문객은 이 터널을 통과해야 한다.
통신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이 터널을 지나면 천장과 벽에서 소독약이 뿌려진다.
소독약은 고운 액체 구름 형태로 사람들의 옷과 피부에 덧입혀진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3월 말부터 모스크바 시내 크렘린궁의 집무실로 출근하지 않고 주로 관저에 머물며 원격으로 업무를 봐 왔다. 정부 인사들과의 주요 회의도 화상회의로 대신했다.
크렘린궁 직원과 정부 인사들 가운데서 연이어 확진자가 나오면서 대통령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였다.
20년째 푸틴 대통령의 '입' 역할을 한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대통령 행정실 부실장)은 지난 4월 푸틴 대통령을 만나려면 누구든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 달 후인 지난달 12일 그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페스코프는 17일 언론 보도를 확인하면서 노보오가료보 관저뿐 아니라 크렘린궁에도 살균 터널이 2곳이나 설치돼 있다고 전했다.
그는 "전염병 상황과 관련해 터널을 만들었다. (러시아에서) 코로나19가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설치했다"며 "대통령을 위한 추가적 예방조치는 전적으로 정당한 것이고 설명 가능한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노보오가료보 관저는 현재 대통령의 기본 업무 공간이 되고 있다"면서 "그곳에서 많은 행사가 열리고, 그곳으로 사람들이 업무차 찾아온다"며 살균 터널 필요성을 설명했다.
러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17일 현재 55만명을 넘었다. 미국, 브라질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으로 많다.
러시아는 하루 30만 건 내외의 대규모 진단검사를 실시하면서 많은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한다.
현재까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7천478명이다. 일각에서는 사망자 수가 과소 추계됐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cjyou@yna.co.kr, yuls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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