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중국 전투기가 대만 주변 상공에 또 다시 진입해 대만 공군기가 긴급 대응에 나서는 등 양국간에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주변 상공에는 미 공군 KC-135 공중급유기가 두차례 비행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 양상도 감지된다.
17일 연합보와 빈과일보 등에 따르면 대만 공군사령부는 전날 오전 11시 50분께(현지시간) 중국 젠(殲·J)-10 전투기 한 대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 서남부 경계지점을 잠시 진입했다고 밝혔다
중국 군용기가 대만 공역을 침범한 것을 6월 들어 세 번째로, 특히 젠-10 전투기가 대만해협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중국시보는 전했다.
대만 공군사령부는 중국 전투기의 침입을 확인하고 주변을 초계 비행하던 전투기를 긴급 동원해 2차례의 경고 방송과 함께 적극적인 대응 기동으로 중국 공군기를 쫓아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빈과일보는 전날 미 공군 KC-135 공중급유기가 대만 남쪽 바시(巴士)해협과 동중국해를 두차례 비행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9일에는 미 수송기 C-40A가 이례적으로 대만 영공을 지나고 같은 날 중국 수호이(SU)-30 전투기 여러 대가 대만 서남부 공역에 진입해 대만 공군기가 긴급 발진해 대응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사흘뒤인 12일에는 중국 윈(運·Y) 군용기가 대만 서남부 공역을 진입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대만 국가재정연구기금회 제중(揭仲) 연구원은 "지난 8일간 중국 전투기가 3차례나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인 서남부 공역을 침범한 것은 의도적으로 계획된 무력시위"로 "대만에 대한 압박을 시험해 보려는 것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군용기가 침범한 공역은 대만 본섬과 거리가 있어 정치적으로 큰 자극을 주지는 않겠지만 대만 외곽섬 펑후(澎湖)와는 그리 멀지 않아 대만 공군 전투기에 피로감을 안겨주는 소기의 성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중 연구원은 중국이 자국 전투기의 서남부 공역 진입을 정례화하는 방식으로, 대만 공군기의 공중 순찰 범위를 대만해협 중간선 동쪽까지 축소하려 하기 위한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그러면서 중국 공군으로서는 '원정형 공군'으로의 전환 이후 서태평양 진입을 위해 바시해협 및 대만 해협 중간선의 남단과 대만 방공식별구역의 서남쪽 부근 공역에 대한 장악과 통제가 중요해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jinbi10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