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구하기 쉬운 쓰레기 매립장 얼씬거리다 사람 해치기도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형우 특파원 = 러시아 극동 캄차카반도에서 야생곰들이 먹이를 찾아 민가에 출몰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현지 주민들에게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다.
17일 현지 온라인매체인 베스티루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캄차카주(州) 서부 지역에 있는 티길 마을에서 낚시하던 40대 어부가 어린 갈색곰에 갑작스러운 공격을 당해 숨졌다.
현지 경찰은 어부가 곰에게서 도망치려 했지만 제대로 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에는 캄차카반도 남동부 루스카야 만(灣)에 있는 등대에서 수리작업을 진행하던 기술자 2명이 곰의 습격을 받아 1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다.
캄차카반도에는 2만 마리에 달하는 야생곰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먹이 부족에 시달린 야생곰이 민가 주변으로 내려와 사람들을 공격하는 행위는 먹이 부족과 연관이 있다.
지난해 여름 캄차카반도의 인기 관광 명소 가운데 하나인 반도 남부 쿠릴 호수 인근 하키친 강 주변에는 굶주린 야생곰 70마리 정도가 몰려들었다.
자연환경이 변화하면서 먹이를 구하지 못한 야생곰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관광 프로그램이 중단되기도 했다.
먹이 부족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비교적 음식물을 구하기 쉬운 인간의 쓰레기 매립장까지 늘면서 야생곰의 민가 주변 출몰 빈도가 많이 늘어났다고 캄차카주 '크로노츠키 자연공원'은 밝혔다.
쓰레기 매립장이 야생곰들에 있어서 중요한 먹이 공급지가 됐다는 얘기다.
야생곰들의 민가 주변 출몰이 캄차카반도 주민들에게 커다란 위협이 되자 크로노츠키 자연공원은 지난해부터 야생곰과 인간의 조화로운 상생을 위한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러시아에서 곰은 국가적 상징 동물이다.
러시아 여론조사기관인 '폼'(FOM)이 지난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러시아인들의 65%가 곰을 러시아에 가장 적합한 상징으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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