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함마드 왕세자 소유 PIF 유동성 확보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는 17일(현지시간) 공시를 통해 석유화학 회사 SABIC의 지분 70%를 691억 달러(약 84조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마쳤다고 밝혔다.
SABIC은 매출액 기준 세계 4위, 중동 1위의 석유화학 회사다.
이번 인수 계약으로 아람코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실소유주인 국부펀드 공공투자펀드(PIF)가 보유한 SABIC의 지분을 사들이게 됐다.
매입가격은 주당 123.39리얄(약 4만원)로 현재 주가보다 27.5% 높다. 아람코는 이 지분을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입하기로 했다.
아람코는 PIF가 제공하는 셀러 파이낸싱(매도자 융자)을 받아 올해 8월2일까지 1차로 70억 달러를 낸 뒤 2028년 4월7일까지 이자와 주금을 여러 차례로 나눠 낼 예정이다.
애초 주금 납부기한은 2021년이었다가 지난해 2025년 9월로 연장됐고, 이날 최종 계약에서 3년 더 미뤄졌다. 지난해 아람코는 SABIC 인수 자금을 마련하려고 120억 달러(약 14조5천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인수자 아람코의 야시르 알루마이얀 회장은 매도자인 PIF의 이사회 의장이다.
아민 나세르 아람코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낸 성명에서 "아람코가 다운스트림(석유화학, 정유 분야)까지 사업 분야를 확대하고 석유화학 업계의 주류 회사로 자리 잡는 데 중요한 큰 걸음을 뗐다"라고 밝혔다.
SABIC의 최대 주주였던 PIF도 이번 주식 매도로 아람코의 소유주인 사우디 정부에서 거금을 안정적으로 수혈하게 됐다.
PIF는 무함마드 왕세자가 주도하는 경제 구조 개혁 계획인 '비전 2030' 사업을 추진하는 데 자금이 필요하다.
사우디 정부는 지난달 PIF의 유동성 개선을 위해 외화 보유고에서 400억 달러(약 48조5천억원)를 지원했다.
hsk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