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유엔제재로 대북지원 묶인 현실…정부 좌절감 커"(종합)

입력 2020-06-18 11:19   수정 2020-06-18 17:45

정세현 "유엔제재로 대북지원 묶인 현실…정부 좌절감 커"(종합)
대외硏 원장 "남북한이 상호 신뢰를 잃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
대외경제정책연구원-민주평통 '한반도 신경제포럼'


(서울=연합뉴스) 정수연 정래원 기자 =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18일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북한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포함한 남북 정상 간 합의 내용을 이행할 수 있는 국제정치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이날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과 민주평통 공동 주최로 열린 '2020년 한반도 신경제포럼'에서 "긴밀한 한미 간 협력이라는 명분으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한국 정부를 상대해봐야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것이 요즘 북한이 쏟아내고 있는 불평"이라고 분석했다.
또 긴장의 직접적인 원인인 대북전단 살포를 철저히 단속해야 한다면서 "(전날 있었던) 청와대 오찬 회의에서도 북한이 일종의 독촉 신호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파괴한 것 같다, 그들(북한)이 그렇게 절실히 필요로 한다면 좀 서두를 필요가 있겠다는 식의 공감대가 있었다"고 전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전날 사의를 표명한 것에 대해서는 "물밑에서는 노력을 했지만 한미워킹그룹의 장벽을 넘지 못한 고충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사사건건 벽에 부딪히니까 좌절감을 많이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대선이 끝난 뒤에 북미관계 전망이 어느 정도 밝게 나온다면 북한도 우리의 여러 대북제의에 호응해 올 가능성도 기대한다"면서 "그때 남북관계를 빠른 속도로 진전시키기 위해서는 전단문제에 대한 법률적 조치 등을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문수 북한대학원대학교 부총장도 최근 북한의 긴장 고조 행위의 배경에 대해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불만은 부차적 요인일 수 있다"면서 "경제적 어려움에 기인한 북한 내부 사정과 그간의 북미·남북 대화 국면에서 실망감이 누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 부총장은 "남북관계의 역사적 상황은 '골이 깊으면 산도 높다'는 격언의 소중함을 새삼 일깨워준다"면서 "대북전단 살포나 보건의료 협력 등 개별 사안이 아니라 남북관계라는 큰 틀에서 접근해 현 상황을 타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단기간 내에 남북관계가 회복되기는 어렵다"면서 "오는 11월 미 대선의 결과에 따라 큰 틀에서 북미 대화의 방향이 결정될 수밖에 없어 멀리 보는 안목과 긴 호흡을 갖고 남북관계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은 "지금의 국면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남북한이 상호 신뢰를 잃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전 세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기에 직면해 있고, 미·중 갈등 역시 격화할 조짐을 보이는 등 국제질서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최근 북한의 연이은 대남 강경 기조는 북한 내부사정과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관계의 불확실성이 함께 연계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남북한이 상호 신뢰를 잃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또 "(대외경제연구원은) 남북협력을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안정적인 대북제재 관리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js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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