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의회로'…브라질서 대통령 탄핵 운동 본격화할 듯

입력 2020-06-19 04:24  

'가자 의회로'…브라질서 대통령 탄핵 운동 본격화할 듯
상파울루∼브라질리아 원정시위…하원의장에게 탄핵 요구서 제출 예정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최근 브라질에서 계속되는 민주주의 수호 촉구 시위가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탄핵 운동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우리는 민주주의'라는 이름을 내건 단체의 지도부는 오는 21일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리는 민주주의'에는 다양한 분야의 시민단체와 좌파 정당이 참여하고 있으며, 프로축구팀 서포터스들도 가세했다.
이 단체는 상파울루에서 출발해 중서부 고이아스주와 북동 바이아주를 거쳐 브라질리아까지 이른바 '정치 캐러밴'을 하면서 분위기를 띄울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리아 시내에서 시위를 벌이고 하루 뒤에는 호드리구 마이아 하원의장을 만나 보우소나루 대통령 탄핵 요구서를 제출하겠다고 지도부는 말했다.
지도부의 한 명인 알렉스 민두잉은 "정부에 대한 우리의 분노를 알리고 하원의장에게 보우소나루 탄핵 요구를 받아들이라고 촉구할 것"이라면서 "보우소나루는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브라질 헌법 규정에 따라 대통령 탄핵 절차를 시작할 것인지 여부는 하원의장의 결정에 달렸다. 지금까지 하원의장에게 접수된 탄핵 요구서는 40건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탄핵이 이뤄지려면 하원에서 전체 의원 513명 가운데 3분의 2(342명) 이상, 상원에서 전체 의원 81명 가운데 3분의 2(54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브라질에서는 1950년 헌법에 처음으로 대통령 탄핵 조항이 포함된 이후 지금까지 1992년 페르난두 콜로르 지 멜루 전 대통령과 2016년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등 두 차례 탄핵이 이뤄졌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권위주의적이고 독단적인 행태와 이에 따른 정국 혼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실패 등이 겹치면서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보우소나루 정부의 국정 수행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28%·부정적 48%로 나왔다. 잔여 임기에 대한 기대치는 긍정적 29%·부정적 46%로 나타났다.
그러나 탄핵이나 자진 사임에 대해서는 아직은 반대 의견이 우세한 편이다. 의회의 대통령 탄핵 추진에 대해서는 반대 50%·찬성 46%로 나왔고,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자진 사임에 대한 의견은 반대 50%·찬성 48%였다.
fidelis21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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