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렵이 오죽하면'…보츠와나, 코뿔소 뿔 잘라버려

입력 2020-06-19 07:00  

'밀렵이 오죽하면'…보츠와나, 코뿔소 뿔 잘라버려
밀렵 너무 심해 멸종 위협…검은코뿔소는 1992년 전멸
뿔 잘린 코뿔소도 '코뿔소'라 부를 수 있을까…당국 "널리 알려야"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아프리카 보츠와나가 코뿔소 밀렵을 방지하기 위해 그 뿔을 잘라내기 시작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츠와나 환경·천연자원·보전·관광부는 성명에서 코뿔소의 뿔을 전기톱으로 잘라내는 것은 밀렵꾼들에게 코뿔소가 더 이상 사냥 가치가 없게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성명은 이를 통해 "밀렵과 싸우고 이 종의 미래를 안전하게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관광은 보츠와나 경제의 5분의 1을 차지한다.
보츠와나 정부가 코뿔소의 상징인 뿔을 잘라내는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건 최근 코뿔소 밀렵이 너무 심각해 종 보전 자체를 위협하기 때문이다.
보츠와나 정부는 지난 2년간 밀렵꾼들에게 죽임을 당한 코뿔소가 최소 56마리라고 밝혔다.
이는 1992년 보츠와나의 검은 코뿔소 개체수가 전멸된지 최악의 사태로, 흰 코뿔소 수도 단지 27마리로 감소했다.


코뿔소 뿔은 뿔 속에 암 치료 등의 효능이 있다고 믿는 중국 등 극동지역으로 밀수된다.
보츠와나 정부는 뿔을 자르는 것뿐 아니라 코뿔소들을 현 서식지인 오카방고 델타 지역에서 멀리 옮기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오카방고 델타는 광대한 야생 서식지이자 보츠와나 최대 관광지이지만 밀렵 범죄 조직의 위협을 받고 있다.
이들 범죄 조직은 수로를 이용하거나 국경 순찰이 부족한 점을 틈타 코뿔소를 사냥한다.
앞서 야생동물 관련 첩보에 따르면 이러한 밀렵은 아시아 네트워크와 끈을 갖고 있는 나미비아와 짐바브웨의 해방전쟁 참전용사들이 주도하고 있다.
뿔 잘린 코뿔소를 코뿔소라 부를 수 있을지 의문도 제기할 법 하지만, 보츠와나 야생동물 및 국립공원부의 수석 수의사 담당관인 음마디 르우벤은 "코뿔소가 뿔이 잘렸다는 메시지가 널리 전파돼야 한다"고 말했다.

sungj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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